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 '연봉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인 가운데 연봉 1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 집계됐고, 영국 기업인 연봉 1위는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로 조사됐다.
22일 국내 주요 기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 대표 중에 퇴직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보수(연봉, 상여금 등)를 수령한 사람은 94억4200만원을 받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였다.
2위는 상반기 79억7200만원의 보수를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조사됐다. 신 회장은 2019년 181억7800만원의 보수를 받아 국내 기업인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인물에 오른 바 있으나, 롯데건설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놓음에 따라 지난해 보수는 129억8300만원으로 줄었고 이 여파로 김 대표에게 연봉 1위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각각 65억7900만원, 38억5000만원, 38억4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해 국내 기업인 연봉 순위 3, 4, 5위를 차지했다.
퇴직금을 포함한 보수 총액 1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으로 조사됐다. 정 명예회장은 퇴직금 297억6300만원을 포함해 302억34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퇴직금 208억2800만원을 포함해 214억2600만원을 받아 2위를 기록했다.
또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물러나며 101억7870만원의 퇴직금을 받아 총 114억77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7년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4년 6개월 연속으로 보수를 받지 않았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인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대표, 김현석 CE(소비자가전) 대표, 고동진 IM(IT모바일) 대표는 각각 34억9300만원, 23억2300만원, 27억58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 기업인 가운데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66억5880만 달러(약 7조8800억원)를 벌어 미국 내 연봉 순위 1위에 올랐다. 연봉 순위 2~10위의 연봉을 모두 합쳐도 머스크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미국 CEO 연봉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CEO를 맡으면서 일반 연봉(월급, 현금 보너스)은 받지 않고 대신 테슬라가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이를 6개월 이상 유지하면 주식으로 보너스를 받기로 계약했다. 현재 테슬라의 성과를 토대로 분석하면 머스크는 이론상 최대 558억 달러(약 66조원)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2위는 스톡옵션을 포함해 5억6844만 달러(약 6727억원)를 받은 마이크 파이코츠 오크스트리트헬스 CEO로 조사됐다. 2019년 미국 연봉 순위 2위였던 팀 쿡 애플 CEO는 당시보다 1억 달러 늘어난 2억6504만 달러(약 3036억원)의 연봉을 받았음에도 8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영국 기업인 가운데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은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로 조사됐다.
영국 싱크탱크 하이페이센터에 따르면 소리오는 지난해 1545만 파운드(약 249억원)의 보수를 받아 신용평가사 엑스페리언의 브라이언 캐신 CEO(1030만 파운드)를 제치고 영국 기업인 연봉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백신 수요가 폭증해 아스트라제네카가 활황을 누린 것에 따른 보수다.
다만 주기적으로 기업보고서를 통해 받은 보수가 공개되는 국내 기업인과 달리 해외 기업인의 연봉은 민간 조사기관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