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에 이어 콜롬비아와 정상회담을 잇따라 진행하며 대면 정상외교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국면에서도 대면 정상외교를 통해 외교 지평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오는 24일부터 2박 3일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국빈이며, 중남미 국가 정상으로는 첫 방한이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역내 핵심 협력국으로, 코로나19 이후 포괄적 미래지향적 협력 기반을 중남미 지역에서 확고히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정상은 오는 25일 예정된 한·콜롬비아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 디지털 녹색협력 등 포스트 코로나 실질 협력 방안, 글로벌 및 지역 이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콜롬비아는 오는 2023년 제3차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차기 의장국이다. 문 대통령은 2차 P4G 의장국 경험을 토대로 기후변화 대응, 포용적 녹색 협력에 관한 공동 대응 의지를 표명할 방침이다.
또한 콜롬비아는 중남미 지역경제 블록인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PA)의 올해 의장국이다. 콜롬비아·멕시코·칠레·페루 등 4개국으로 구성된 PA는 중남미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4%(약 2조 달러)를 차지하는 등 잠재적 시장 가치가 크다. 한국은 현재 PA 옵서버국으로 준회원국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콜롬비아는 대미 생산기지 인접국이자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라인 분산)’ 등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면서 “멕시코와 양자 FTA 신규 체결, 콜롬비아·페루·칠레 등 양자 FTA 기체결 국가와의 FTA 개선 효과를 가져와서 우리 기업들의 대중남미 사업 기회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케 대통령은 오는 25일 오전 국립현충원 현충탑 헌화를 시작으로 문 대통령과 공식 환영식을 갖고, 한·콜롬비아 정상회담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 등 일정을 소화한다. 저녁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국빈 만찬이 예정돼 있다.
이날 두케 대통령은 개별일정으로 서울대학교에 위치한 국제백신연구소(IVI)를 방문해 콜롬비아 정부의 가입 의사를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26일엔 DMZ(비무장지대)를 찾고 용산 소재 전쟁기념관도 방문할 계획이다. 두케 대통령은 일정들을 소화하고 26일 저녁에 출국한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유일의 6·25전쟁 참전국으로 우리와 민주주의, 평화, 인권 등 기본 가치를 공유한 우방국 중 하나다.
이번 방한에서 DMZ와 전쟁기념관 방문 일정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싸운 양국 혈맹의 의미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보훈 협력과 관련해 6·25전쟁 당시 전사 또는 실종됐던 콜롬비아군의 유해 발굴과 송환에 대한 양 국방부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콜롬비아 국방부 신청사나 각종 병원, 정보센터 등 국방 인프라 건설 사업에 수주를 희망하는 국내 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콜롬비아 한국전 참전 70주년을 맞아서 콜롬비아와의 국방, 보훈 협력 강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와 중남미 지역에서 항구적 평화를 추구해 나가는 두 나라 정상이 만나서 협력 의지를 확고히 하는 모습은 국제사회에 평화 메시지를 던져줄 것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