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환불 절차 착수… 충전금액의 48%만 돌려준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이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먹튀 논란’을 일으킨 모바일 할인 앱 ‘머지포인트’가 환불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구매 가격의 90%를 환불해준다던 기존 정책과 달리, 본사에 항의 방문한 이용자에게 충전 금액의 60%(잔여 포인트의 48%)만 돌려주면서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14일 공지를 통해 “이날 오후 2시20분경 1차 리스트 인원에 대한 환불 금액 지급을 완료했다”며 “현재 2차 환불 지급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빠른 처리를 도와드리고 싶으나, 환불 계좌 등 입력 정보의 불일치와 오프라인 환불 고객 확인 등으로 처리가 지연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머지플러스는 대형마트‧편의점‧카페‧음식점 등 200여개 제휴 브랜드, 6만여개 가맹점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이커머스 등에서 머지머니를 구입하고 이를 앱에 등록하면 충전 금액의 20%를 추가 포인트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돌연 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하고 머지포인트 사용처를 축소한다고 밝히면서 환불 요청이 쇄도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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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중단·축소 안내 당시 머지플러스 측은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 90%를 환불하겠다고 공지했으나 자세한 시점은 밝히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은 이튿날부터 서울 영등포에 있는 머지플러스 본사에 몰려가 항의했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머지플러스는 본사를 찾은 이용자들에게 합의서를 받고 현장 환불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이용자들은 구매 가격의 60%밖에 환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지머니는 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므로 이용자들은 액면가의 48%만 환불받은 셈이다.

그동안 머지플러스는 미등록 상태로 영업을 해왔기에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다. 다만 머지플러스 앱 가입자 100만명, 일일 앱 이용자 20만명이며 거래 규모가 월평균 300억∼400억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머지머니는 G마켓, 11번가 등 이커머스에서 수시로 할인 판매 행사를 진행하며 무더기로 팔려나갔다.

제휴업체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머지포인트 제휴 가맹점은 외식·카페·편의점·마트 등으로 지난달 기준 6만∼8만곳에 달한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런 상황을 모르는 제휴 업체를 골라 머지포인트를 대량 처분하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머지포인트 결제 내역을 인증하거나 사용처를 공유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온 상태다.

금융당국은 머지포인트의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전자금융업 미등록 영업 등 위법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개 업종 이상에서 사용 가능한 모바일 상품권을 발행하는 경우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자로 등록을 하고 영업을 해야 하는데 머지플러스는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지플러스는 “서비스를 임시로 축소해 적법성을 갖추고 전자금융업 등록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앱 내 서비스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는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24시간 넘게 물도, 음식도 없이 사무실에 갇혀 있다”며 “이용자들이 정상화가 될 때까지 믿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