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사모펀드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한다. 당초 요기요의 몸값은 2조원까지 거론됐으나 최종 8000억원에 매각을 확정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전날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컨소시엄과 함께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종 인수금액은 8000억원이며 GS리테일은 전체 30%에 해당하는 2400억원을 투자한다.
GS리테일은 요기요를 통해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전망이다. 퀵커머스는 주문 1시간 이내에 배달을 완료하는 서비스로 배달의민족(배민)의 B마트, 쿠팡이츠의 마트 등이 이 시장을 키우고 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인 GS더프레시, 헬스앤뷰티(H&B)스토어 랄라블라 등 전국 1만6000여개 점포와 60여개 물류망에 요기요의 배달망을 결합해 퀵커머스 시장 성장세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은 “요기요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향후 성장성, 온·오프 커머스의 시너지 확대 가능성, 딜리버리코리아의 안정적 재무구조, 글로벌 사모펀드와 공동 참여를 위한 투자 효율성 확보 등 여러 측면을 검토해 인수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국내 1위 배달앱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서 자사 한국법인인 DHK를 매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배민과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이 90%에 달해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할 경우 독점 지위를 얻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요기요를 포기하고 배민을 선택한 DH는 지난해 12월부터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당초 요기요 몸값은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내 시장에서 평가하는 적정 가격이 5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업계 2위라는 요기요의 애매한 위치와 3위 쿠팡이츠의 맹추격,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반드시 팔아야만 하는 비자발적 매각 등이 가격 산정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본입찰이 두 차례 연장되는 등 협상에 난항을 겪자 DH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매각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여 매각 기한을 5개월 연장했다. 당초 매각 기한은 지난 2일까지였으나 내년 1월 2일까지로 기한이 미뤄졌다. 다만 GS리테일 컨소시엄이 인수를 확정하면서 올해 안에 매각 절차가 종결될 전망이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DH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DHK와 함께 한국에 배달 기사‧음식점‧파트너들로 이뤄진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왔다”며 “지난 수년 동안 수고해 준 DHK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모든 이들이 앞으로도 건승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