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MZ세대 표심이 뭐길래…요동치는 대선판

202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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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달 26일 광주 동구 대인동 김냇과 갤러리카페에서 'MZ세대' 사무직노조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금 선거하면 예전보다 부산과 대구에서 우리를 찍어줄 사람이 줄어들어 (여당에) 5% 정도 진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9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기존 ‘지역구도’에 의존한 선거 전략으로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잦은 말실수로 2030 청년세대 등 표심이 이탈하고 있는 게 내부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20·30대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내면 내년 대선 승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MZ세대에 현금 살포하는 與 잠룡들

12일 여야에 따르면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표심 확보가 여야 각 대선캠프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떠올랐다.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들의 표심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 등 정치적 효능감을 맛본 MZ세대는 내년 대선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주자들은 MZ세대를 끌어안기 위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대개 ‘청년들에게 현금을 주겠다’는 ‘퍼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MZ세대의 미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9세에서 29세 청년들에게 연간 100만원의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임기 말까지 보편기본소득을 합산해 청년들에게 연 2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청년들에게 작지만 든든한 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기본대출’도 내놨다. 국민 누구나 1000만원을 장기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에 가장 취약한 20~30대 청년부터 시작해서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른 주자들도 비슷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씨앗’ 자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군대를 전역한 장병들을 대상으로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0세가 시작되는 청년들에게 1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미래씨앗통장’ 제도를 공약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野도 앞다퉈 MZ세대 공략··· 尹·崔 공약은 아직

범야권에선 ‘구조 개혁’을 언급하는 대선 주자들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유 전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을 공약하면서 “2040세대도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국민연금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더 이상 돈을 퍼주겠다는 포퓰리즘에 선동되지 말아달라”면서 “이번 대선에서 연금개혁을 단행할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지금의 청년 세대와 우리 후손들은 희망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의무복무한 병사들에게 민간주택 청약 시 5점의 가점을 부여하고 주택자금 1억원을 무이자 융자하는 내용의 ‘한국형 G.I. Bill’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홍준표 의원은 주택 공약과 교육 공약을 내놨다. 홍 의원의 주택 공약은 쿼터(4분의1) 아파트다. 수도권 도심에 용적률을 과감하게 풀고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방식으로 하면 현 시세의 4분의1 가격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분양권을 청년으로 제한하고 파격적인 가격으로 분양해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수시를 폐지하고 정시 100%로 대학 입시를 하도록 해 부의 대물림, 신분의 대물림을 막겠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만 18세 청년에게 1인당 2000만원의 청년교육카드를 제공, 10년 동안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원 전 지사는 “현금 살포성이 아닌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라며 “모든 청년에게 주도적으로 자기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윤희숙 의원은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공무원·사학연금 등 공적연금 개혁을 하겠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해 특권 노조와 공공 부문 철밥통을 깨겠다”며 부적격자·저성과자의 상시해고가 가능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아직 별다른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 최 전 원장은 다만 지난 11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대상 강연에서 “(아들이) 고아원에서 같이 지냈던 친구들 보면 앞이 정말 깜깜하다고 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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