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000명대 장기화 조짐…위중증환자 남은 병상 고작 '298개'

2021-08-1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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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현재 30% 여유분 턱없이 부족"

4차 대유행 지속되면 ‘병상부족’ 불가피

‘접종률 상향·추가 방역강화 조치’ 뒤따라야

 
 

만 60∼74세 등 상반기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사람을 대상으로 2차 접종이 시작된 12일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접종 대상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병상 부족 등 국내 의료체계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2200명대까지 치솟자 위중증환자를 비롯한 감염병 전담병원, 생활치료시설 등 병상수 부족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987명 늘어 누적 21만8192명이 됐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2명)부터 37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775명→1704명→1823명→1728명→1492명→1537명→2222명(당초 2223명에서 정정)→1987명을 기록해 최소 1400명 이상씩 나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 누적 2138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0.98%다.

병상 확보가 필수인 위중증 환자는 총 372명으로, 전날(387명)보다 15명 줄었으나 지난달 31일(317명)부터 13일 연속 300명을 웃돌고 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올해 3∼4월만 해도 100명 안팎이었지만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달 7일 이후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4차 대유행이 길어지면 위중증 환자 역시 급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최대치인 411명(2021년 1월 6일 기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지만, 에크모 치료 중인 환자는 이날 0시 기준 19명으로 3차 대유행의 정점이었던 지난해 12월 25일의 11명보다 많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30% 정도의 여유분을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휴가철이 지난 뒤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3000명까지 치솟을 수 있고, 동시에 위중증환자가 증가할 경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2~3주 뒤에는 실제 병상 부족 현상은 물론 의료붕괴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하루 2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중환자와 사망자가 쏟아지면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때처럼 병상이 없어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시는 사태가 되풀이될 것”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조만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로부터 ‘중증환자 전담 병상’으로 지정된 병상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 810개다. 이 가운데 현재 298개(36.8%)가 비어 있으며, 나머지 512개(63.2%) 병상은 환자로 꽉 찼다.
 

[아주경제DB]

4차 대유행 지속되면 ‘병상부족’ 불가피··· 대전·세종, 위중증 병상 ‘0’

4차 대유행 확산세가 지속되면 얼마든지 병상 부족 현상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40∼50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대전·세종 등 일부 지역은 중증환자 치료 병상이 ‘0’이다.

정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상급종합병원과 병상 확보 방안에 대해 협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환자실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병상 확충 방안에 대해 상급종합병원들과 여러 갈래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현재 병상이 가장 빠르게 차고 있는 감염병 전담병원은 전국적으로 26%가량 여유가 있고, 중환자 병상은 37%, 생활치료센터는 41% 정도 남아 있다.
 
4차 대유행 확산방지 방안··· ‘접종률 상향·추가 방역강화 조치’ 뒤따라야

정부는 병상 확보와 동시에 백신 접종률 상향, 추가 방역강화 조치 등의 대응에도 전력을 다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신규 확진자 대신 중증·사망자 수를 주요 지표로 관리하는 '위드 코로나' 방역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감염 추이를 지켜본 뒤 백신 접종률 상향과 함께 신중하게 방역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확진자 수 대신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수를 지표로 새 방역 지침을 세우는 것보다 접종률이 올라가기까지 확진자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방역 강화 중 백신 접종률 상향도 중요한 과제인데, 현재 40대 이하 백신 예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만 18∼49세 국민 대상 10부제 예약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이틀간 예약률은 60%대에 그쳤다.

손 반장은 “전체 목표치 70%에 미달하고 고령층 예약률 80%보다 낮다”며 “본인의 건강을 위해, 모두의 안전을 위해 예약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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