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SW산업협회장 "수학·과학처럼 SW·AI 교육해야"

2021-08-1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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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총 2022 개정 교육과정 토론회 발제

"전통기업과 IT기업 SW인력 동반부족"

"현대차도 10년 내 SW기업 자처할 것"

SW수업, 전체 0.1%…외국선 국영수 급

기초과목 만들고 현업서 교사 확충해야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사진=과총 유튜브 채널 토론회 중계영상 캡처]


"다른나라(초·중·고 교육과정)에선 소프트웨어(SW)를 '국·영·수'에 해당하는 학문으로 접근하는데, 우리나라는 체육활동 중에서도 농구냐, 배구냐, 하는 '선호 소양' 정도로 다루는 수준이어서 놀랐다. 과외활동 정도의 교육시간으로 SW교육을 해서 인공지능(AI)·디지털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수학과 과학을 배우듯 SW를 배워야 한다."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장이 1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과학기술계 4개단체 토론회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자신을 종사자 규모가 60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SW산업 내 1만개 회원사를 두고 있는 법정단체 회장, SW기업 유라클의 창업자·대표, 6살부터 컴퓨터를 좋아하고 익혀 온 중1 자녀의 학부모로 소개하고, 기조연설을 통해 SW교육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SW중심으로 모든 산업의 구조가 재편돼 자율주행, 지능형교통, AI헬스케어, 지능형검색엔진 등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고, SW역량이 현대자동차같은 전통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로 대두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非) IT기업에 디지털 전담조직이 신설되고 개발자를 대거 채용해 자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그런 변화의 단면"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전환은 SW인력부족 문제를 키웠다. 조 회장은 "소위 '네카라쿠배'같은 SW기반 플랫폼 기업들이 각광받고 있고 실제 이들의 SW인력 수요가 매우 커, 상반기 IT업계 직무공고를 보면 (채용이) 전년대비 65% 증가했고, AI 분야 인력은 84%가 모자란 상황"이라며 "전통기업이 부족한 SW전문인력을 기존 SW업계에서 찾는만큼, 양쪽의 동반 인력부족 현상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미 정부 차원에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고용노동부 등 여러 부처가 나서서 SW인재양성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협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기존 교육인프라를 활용한 중장기 인재양성 사업으로 32만4000명, 기업주도의 단기 교육과정으로 8만90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실제 산업계의 SW인재 부족은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유망산업이란 기대로 성적우수자들이 대학 컴퓨터 관련 학과에 많이 지원하고 있긴 하지만, 이제껏 초중고 교육과정에 (SW·AI 학습) 전혀 없이 '국영수' 잘 했던 사람이 입학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기초 없이 대학 전공 과정만 졸업해 정작 현장에선 쓸모가 없고, 반면 초중고교 국영수는 잘 못했지만 (SW·AI 분야) 재교육을 통해 산업에 필요한 인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같은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얘길 많이 했는데, 이미 많은 개발자를 양성한 펀더멘털을 가진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지금 우리 상황에선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 필요한 디지털 역량이 무엇인가, 그런 관점에서 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SW를 아는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 추세"라며 "AI 시대에 대비해 그만한 상식과 이해도를 갖춘 사람을 고용하려는 것"이라고 봤다. 또 "모든 기업이 SW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 현대자동차같은 전통기업도 곧, 10년 안에 'SW기업'을 자처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 교육과정 대비 지금 한국의 교육과정에서 SW·AI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적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외선 SW를 필수교과인 국영수와 동등하게 간주하는데, 우리는 체육 과목의 구기종목 하나쯤으로 다룬다는 것이다. 양적으로도 우리 SW관련 수업시간(시수)은 초등학교 5·6학년 중 17시간, 중학교 3년간 34시간 등으로 전체 초·중·고교 과정의 0.1~0.2% 비중에 불과하다.

조 회장은 "정규과목이 아니라 방과후활동 수준으로 절대적인 SW교육 시간이 부족한 지금 AI 시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교육부와 각 정부부처에서 심각성을 인식해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잘 반영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다른 학문이나 전공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과목으로 수학과 과학을 먼저 배웠듯이 앞으로는 SW를 배워야 한다"라며 "단기 성과를 내기보다는 중장기적인 미래를 계획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교육과정이 개편되더라도 당장 부족한 (SW 교육을 맡을) 교사 수가 부족한 상황인데, 정부와 협조해 SW산업협회의 수많은 전문 프로그래머를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라며 "학부모들이 초중고교 학생 대상으로 개설된 컴퓨터나 AI 관련 교육을 하는 학원에 대학교 학비에 맞먹는 교육비를 내고 다니는데, 공교육으로 해결 가능한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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