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 무력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과 내년 2월 예정된 중국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등을 감안하면 북한이 북·미 관계를 단절할 정도의 극단적 도발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시에 북한이 그간 '벼랑 끝 전술' 이후 국면 전환을 꾀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말폭탄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남·북·미·중 4자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빅딜'을 시도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11일 담화를 내고 전날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한국이)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해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 김 부부장 명의의 비난 담화를 발표한 뒤 오후부터는 지난달 27일 복원한 남북 통신연락선과 군 통신선 정기통화에 불응했다.
이에 한·미는 즉각 외교차관급 유선 협의를 통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연합훈련은 순전히 방어적 성격"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상황 악화 차단에 나선 셈이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도 오는 21~24일 한국을 찾아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대북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29주년 기념 양국 전문가 포럼에 참석,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남북관계는 개선해야 한다"며 "(한·미 훈련 등) 복잡한 시기에 서로 다들 노력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중국으로서는 남북 관계 악화보다 개선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대유행, 수해라는 '삼중고' 속 타개책으로 북·중 무역 재개를 희망하고 있어 북한의 무력도발을 막을 최대 변수로 중국이 떠오르는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의 마지막 기회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남·북·미·중 4자 정상회의가 제격이다. 북한 역시 4자 회의를 통한 빅딜을 희망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남·북·중 모두의 이해가 맞아떨어짐에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로서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해결이 요원한 북핵 문제에 손을 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