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페24 동맹... 한국형 ‘쇼피파이’ 모델로 쇼핑 생태계 장악한다

2021-08-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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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자사주 31만327주로 카페24 지분 14.99% 확보

판매자에 솔루션 교차 제공... 중소상공인 해외 진출 지원

한성숙 "판매자 장사에만 집중하도록 기술, 도구 지원"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국내 이커머스 솔루션 플랫폼 카페24와 손잡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쇼핑몰을 연계하고, 중소상공인(SME)들이 양사의 커머스 솔루션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동맹의 핵심이다. SME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이는 판매자가 본업에만 집중하도록 모든 도구와 기술을 지원하는 캐나다 ‘쇼피파이’의 커머스 사업 확대 전략과 유사하다. 

네이버는 카페24와 약 13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한다고 10일 밝혔다. 네이버는 자사주 31만327주(0.19%)로 카페24 지분 14.99%를 확보했다. 단일 투자자로는 가장 많은 지분이다. 다만 경영권을 확보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SME 성장, 글로벌 진출을 위해 협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두 회사는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를 카페24로 구축한 쇼핑몰과 연계한다. SME는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는 쇼핑몰을 개설할 수 있다.

각 사가 보유한 기술 솔루션, 마케팅 협업 등을 통해 SME를 지원한다. 네이버가 네이버쇼핑에서 제공 중인 쇼핑라이브, 정기구독, 마케팅 기능 등을 카페24 사업자에게 제공한다. 카페24 또한 쇼핑몰 솔루션, 마케팅 서비스, 판매·운영 지원 서비스 등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SME에 제공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SME의 글로벌 진출도 지원한다. 네이버는 Z홀딩스와 협력해 일본에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페24 또한 다양한 글로벌 유명 플랫폼들과 제휴하고 SME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D2C(자사 쇼핑몰) 모델 성장에 박차를 가할 두 회사의 협력은 수많은 SME들의 성장을 위한 원동력이자 글로벌 진출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하나의 브랜드이자 전문 판매자로 성장할 SME들이 포진한 스마트스토어의 잠재력과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 중인 다양한 중대형 판매자를 보유한 카페24의 노하우를 결합해 커머스 생태계를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온라인 판매자들이 제품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 커머스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와 사업 모델이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권에서 아마존의 대항마로 주목 받는 쇼피파이는 월 이용료(최소 3만2000원)를 받고 도메인 등록부터 주문·배송 시스템 구축, 소비자 데이터 분석까지 온라인몰 창업에 필요한 기술 도구를 제공한다. 물건을 직접 매입하고, 상품 기획부터 판매·배송까지 관리하는 아마존과 쿠팡 같은 이커머스 기업과 달리 기술을 통해 상품 검색, 카테고리 분류, 가격 비교 등의 서비스만 제공한다. 쇼피파이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어 매년 판매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지난해에도 2019년 대비 90% 넘는 매출 성장률(2~4분기)을 보였다. 

한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네이버의 역할은 판매자가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머천트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네이버는 이용자, 판매자,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 리더로서 지난해 거래액 28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지위를 확고히 했고, 앞으로도 이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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