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값이 7개월째 고공행진 중입니다. 정부가 달걀 수입량을 늘리는 등 각종 대책을 가동 중이지만, 치솟는 달걀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9일 달걀 한판(30구)의 소매 평균가격은 7108원입니다. 지난해 달걀 한 판이 5000원대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가격이 2000원이나 오른 것입니다.
Q. 달걀값은 왜 폭등했나요?
A. 달걀값 폭등의 시작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AI)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조류독감이 전국에 있는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장을 덮치면서 대대적인 살처분이 이뤄졌습니다. 당시 정부는 조류독감 발생 농장 반경 3㎞ 내 조류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 등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로 인해 조류독감이 더 넓게 확산하는 것은 막았지만, 달걀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입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조류독감으로 살처분한 산란계는 1675만 마리에 이릅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4∼6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6587만1000마리)도 전년 동기 대비 12.1% 줄었습니다. 조류독감 발생 직전인 지난해 3분기 말 사육 산란계(7385만 마리)의 23% 수준에 불과합니다.
대대적인 살처분이 이뤄진 만큼 산란계를 채워 공급이 원활하게 되도록 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대량 살처분 후 현재까지 입식한 산란계 수는 약 400만 마리입니다. 전체 살처분 산란계의 25% 수준에 불과합니다.
아울러 대량 살처분 이후 산란계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병아리 몸값도 함께 오른 점이 문제입니다. 산란계 중병아리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3700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2배가량 뛴 7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택근무와 가정 내 생활이 많아진 데다 제과·제빵 등 가공 수요가 늘어난 점도 계란 품귀 현상을 부추겼습니다. 평년에는 하루 평균 4300만개가 팔렸던 달걀이 최근에는 이보다 300만개 많은 4500만~4600만개씩 팔리며 수요가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Q.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무엇인가요?
A. 정부는 달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양계 농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한판(30구)에 7000원에 달하는 달걀 가격을 6000원대로 낮추겠다는 것입니다.우선 정부는 산란계 수가 빨리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살처분 보상금' 지급을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산란계 재입식을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규모도 기존 150억원에서 350억원으로 늘립니다. 또한 오는 10일까지 한시적 금리 인하(1.8→0%)도 추진합니다.
정부는 수입물량을 대폭 늘려 반년 넘게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달걀값을 잡겠다는 계획입니다. 8월과 9월 각각 1억개씩 들여오고 공급가격은 1000원(4000→3000원)씩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또한 급식·가공업체에 주로 공급돼 온 수입달걀이 소비자에게 더 많이 공급되도록 대형마트 등에 수입물량의 절반 이상 공급을 목표로 배정할 예정입니다.
관계부처 합동점검반 운영도 시작합니다. 가격 동향, 재고 증감 상황 등을 점검하고 담합 징후가 발견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게 됩니다. 이와 함께 달걀의 '생산-유통-판매' 전 단계에 걸쳐 종합적인 현황 점검 및 대응을 위해 총괄반·생산점검반·유통점검반·판매점검반도 각각 운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