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메타버스에 올라탄 정치권…MZ세대 표심 구애작전

202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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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주자 후보들, 일찍부터 메타버스로 소통 나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와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 등 민주당 지도부가 9일 오전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폴리스' 20층에 모여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델리민주 화면 캡처]

 
차기 대선 예비후보들이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비대면의 한계를 뛰어넘는 동시에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정당 사상 최초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가상공간인 메타버스가 인터넷과 모바일을 뛰어넘는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정치인들이 이를 활용해 유권자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메타버스가 가진 공정성, 개방성, 초연결성, 실시간성, 디지털 네이티브 등의 특징을 정치권이 활용하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라면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빠르고 편리하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기란 어렵다.

특히 이번 대선은 코로나19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제약이 커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이 같은 유세문화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대가 변하면서 정치행위 역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변화하는 만큼 앞으로 온라인을 이용한 정치활동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與, 정당 사상 최초 메타버스 회의

이에 발맞춰 민주당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향후 주요 회의나 대선 경선 등의 일정을 소화키로 결정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메타버스를 활용해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비대면 정치에 한 발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송영길 대표는 회의에서 “코로나로 인해 직접적인 대면 접촉이 어렵지만 가상공간을 활용하면 폭넓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며 “당내 주요회의와 대선주자 토론 등을 메타버스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정당 사상 최초로 전 당원 투표제와 비대면 전당대회를 성공시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당의 온라인 소통 채널이 또 한 번 진화해 기쁘다”며 “앞으로 잘 보완하고 개선해 비대면 정치에 한 발 앞서 준비하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은 지난달 26일 대선 본경선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하며, 정당 사상 처음으로 메타버스를 대선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훈식 기획단장은 이날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의미 있는 경선을 만들기 위해 기본적으로 경선 공간을 가상으로 옮길 예정”이라며 “메타버스는 공정성, 개방성, 초연결성, 실시간성, 디지털 네이티브를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선경선기획단은 중앙당과 6개 후보 캠프가 메타버스 내 건물의 7개 층을 임대하고, 메타버스 당사와 캠프에서 후보 대리인 설명회, 지지자 간담회, 기자간담회 등 다양한 경선 실무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각 층은 최대 300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고, 최대 16명이 입장할 수 있는 회의실이 있다.

◆여야 대권잠룡, 메타버스로 MZ세대 표심 구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맨앞)와 제페토 맵 방문자 아바타가 넷상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낙연 캠프 제공]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은 일찌감치 메타버스를 활용해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두관·박용진 의원 등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은 메타버스를 이용해 팬미팅 등을 진행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난 6월 22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를 이용해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개설하고 다양한 국민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제페토를 통해 팬미팅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제페토는 최근 누적 방문자 수가 2만명을 넘었다.

김두관 의원 역시 틈틈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소통에 나서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독도 풍경을 그대로 구현해놓은 '독도 맵'에서 '일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독도를 수호하는 캠페인을 개최했다.

김 의원은 “MZ세대 놀이와 문화 자체가 독도를 수호하는 캠페인”이라며 “일본의 만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힘”이라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도 지난 6월 메타버스에서 대선캠프 출범식을 가졌다. 박 의원 측은 앞으로도 메타버스 대선캠프를 이용해 국민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는 ‘국민 소통 오픈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6월 26일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에서 야구잠바와 청바지를 입은 채 경기도 청년참여기구 발대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야권 대선주자 중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5월부터 제페토에 ‘업글희룡월드’를 만들어 소통에 나섰다. 지난달 25일에는 제페토를 통해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등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와 ‘틱톡’ 등을 활용해 국민들에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추 전 장관의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는 구독자가 22만1000명에 달한다. 정 전 총리와 박 의원은 MZ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틱톡을 활용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틱톡 팔로어가 2만여명에 달하는 박 의원은 지난 4월 가수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춤을 추는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6월 틱톡을 이용해 독도 지킴이로 나서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SNS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반려견‧반려묘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계속해서 업로드하며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으며, 최 전 원장 역시 본인의 일상과 가족들 사진 등을 함께 올리며 소탈하고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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