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보수적 가격 책정에도 수요예측 저조··· 경쟁률 217.6대 1

2021-08-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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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보유 확약 14.7%에 그쳐

롯데렌탈이 운영 중인 중고차 경매장 롯데오토옥션. [사진=롯데렌탈 제공]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기업 롯데렌탈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00대 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최상단으로 확정됐지만 경쟁률은 다른 대형 공모주에 미치지 못했다. 크래프톤 등 최근 일부 대형 공모주의 흥행 실패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 3~4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희망범위 최상단인 5만9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국내 640개, 해외 122개 등 762개 기관이 참여해 217.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청수량 기준 89.0%가 공모가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물량은 10.3%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롯데그룹에 편입된 롯데렌탈은 자동차 대여와 카셰어링, 일반 렌탈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정비 업체 롯데오토케어와 리스 및 금융할부 업체 롯데오토리스, 카셰어링 서비스 기업 그린카를 주요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2521억원, 영업이익은 159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5889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으로 실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롯데렌탈은 3년만에 진행되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공모가 산정 역시 해외 대형 모빌리티 기업을 제외하고 국내 상장사만을 포함하며 비교적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렌탈은 SK렌터카, AJ네트웍스를 유사 기업으로 선정했다. 차량 공유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진 않은 셈이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 적용된 할인율 역시 28.18~42.79%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공격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면 우버나 리프트 등 해외의 카셰어링 플랫폼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선정해 더 높은 희망 공모가 범위를 책정할 수도 있었다"며 "카셰어링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아직까지 얼마 되지 않고, 지난해부터 대형 공모주에 대해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고려해 비교적 보수적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이후 공모주 시장의 흐름과 비교하면 수요예측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이다. 상장 이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한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14.7%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40개사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1309.4대 1로,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기업이 50% 이상에 달했다.

일부 대형 공모주들이 상장 이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수요예측에서도 실수요 중심으로 기관 참여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IPO 기업들의 수요예측이 대부분 1000대 1 수준을 기록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수요예측마다 편차가 나타나는 '옥석 가리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카카오뱅크(1732.8대 1), HK이노엔(1871.4대 1), 아주스틸(1776.9대 1)은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크래프톤(243.2대 1) 등은 비교적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롯데렌탈의 총 공모주식수는 1442만2000주로, 총 공모금액은 약 8509억원에 달한다. 9~10일 이틀간 일반 공모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상장 예정시기는 이달 중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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