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출전한 사격 선수가 다른 선수의 과녁을 맞혔다. 귀신에 홀린 듯 말이다.
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50m 소총 3자세 결선에 출전한 세르히 쿨리시(우크라이나)의 이야기다.
30발을 쏠 때까지는 쿨리시가 4위에 위치했다. 메달이 눈앞에 온 상황, 그는 침착하게 35발을 쐈다.
총을 내려놓은 그는 이내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과녁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과녁을 뚫었기 때문이다.
결국, 35발이 0점 처리되면서 4위에서 꼴찌(8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쿨리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렸지만, 황당한 실수로 실패하게 됐다.
경기 후 쿨리시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의 표적을 쐈다. 누가 남의 표적을 쏘는 실수를 할까 궁금했는데 그게 바로 나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재킷 단추가 채워지지 않아서 그걸 신경 쓰느라 실수를 한 것 같다. 내가 다른 사람의 표적을 조준하고 있다는 걸 당시엔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