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마트가 미국 스타벅스커피와 함께 한국에 스타벅스 매장을 연 지 22년 만에 단독 최대주주에 오른다. 당장 시장에서는 실적뿐 아니라 기업가치, 성장성을 모두 개선해줄 호재로 평가하고 있다. 수많은 '충성고객'을 몰고 다니는 스타벅스를 전면에 내세워 더욱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마트,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67.5%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17.5%를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금액은 4742억5350만원이다. 이번 인수로 이마트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50%를 포함해 모두 67.5%를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인수한다.
작년만 해도 신세계와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의 계약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신세계가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결별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신세계가 돌연 지분 인수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코로나19에도 스타벅스 성장세가 꺾이지 않자 결별 대신 인수 쪽으로 입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논의 끝에 추가 지분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스타벅스는 기존에 스타벅스코리아가 해온 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나 파트너 처우도 변함없이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스타벅스 관계자도 "한국이 세계에서 다섯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신세계그룹과의 발전적인 협력 때문이라고 봤다"며 "앞으로 신세계그룹과 GIC가 고객과 파트너,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스타벅스의 가치를 공유해 더욱 향상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기업가치·연결실적·신사업 추진에 긍정적"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에 올라서면서 고객 충성도가 높은 스타벅스를 활용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분 절반만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는 주요 의사 결정 시 일일이 미국 스타벅스와 논의해야 했지만, 지분을 높이면서 그만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마트 기업가치 제고와 실적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실적을 지분법으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연결 실적 계상이 가능해진다. 더욱이 스타벅스코리아는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스타벅스코리아는 한국 진출 17년 만인 2016년 1조2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1조 클럽'에 처음 가입한 이후 2017년 1조2634억원, 2018년 1조5223억원, 2019년 1조8696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코로나19로 유통 환경이 침체됐던 지난해에도 1조928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매년 스타벅스코리아로부터 받는 배당금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순이익의 절반가량을 매년 주주에 배당해왔다.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마트에 지급한 배당금은 300억원이었다. 다만 현재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계속 내야 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미국 본사에 상표·기술사용 로열티로 매출의 약 5%를 지급하고 있다.
외부 투자자를 유치한 만큼 앞으로 상장 가능성은 커졌지만, 이번 지분 계약에 상장 조건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추가 지분 인수는 지난 22년간 미국 스타벅스와 함께 쌓아온 성과와 신뢰의 결과이자 성장의 시발점"이라며 "우리는 미국 스타벅스, GIC와 함께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사회적 가치를 높여 새로운 미래를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