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의 ‘선택과 집중’...창사 첫 매출 10조·영업익 1조 눈앞에

2021-07-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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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사진=LG이노텍 제공]


“올해를 새로운 100년을 향해 한 단계 도약하는 해로 만들자.”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은 LG이노텍의 수장,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이 연초 꺼낸 신년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정 사장은 “지속 성장하는 근본이 강한 회사가 되기 위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질적 성장 향해 ‘선택과 집중’ 전략 박차

정 사장이 노리는 질적 성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재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1위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가 꺼낸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안 될 것은 빨리 버리고, 될 것에 역량을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과 LED 사업을 과감하게 접었다. 2019년 HDI 사업을 철수했고, 지난해 10월에는 LED 사업도 종료했다.

대신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미래 고부가 제품 개발에는 혁신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결국 높은 수익성으로 돌아왔다.

최근 몇 년 새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고성능 카메라모듈 장착량을 늘리면서 매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광학솔루션사업부가 대표적이다.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2 제품 수요 증가로 고성능·고품질 부품의 판매가 급격하게 늘었다. 아이폰12 시리즈 중 고가 모델인 PRO(프로) 시리즈 비중이 전체의 55%를 차지하면서 LG이노텍의 수익성도 덩달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애플이 LG이노텍의 경쟁사인 중국 오필름을 공급망에서 제외하면서 애플 내 LG이노텍의 점유율이 더욱 증가하는 점도 고무적이다. LG이노텍은 또한 통신용 반도체 기판 등 기판소재 사업과 차량용 조명 모듈과 전기차용 파워부품 등을 공급하는 전장부품 사업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 제공]


◆정철동 사장 취임 이후 해마다 ‘매출·영업익 승승장구’

실제로 정 사장이 취임한 2019년부터 LG이노텍은 매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019년에는 8조3021억원 매출에 4031억원 영업이익을 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에도 매출 9조5418억원, 영업이익 681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매출은 19.6%, 영업이익은 42.9% 늘었다. 카메라·3D센싱모듈 등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과 반도체·디스플레이용 기판 등을 생산하는 기판소재사업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이노텍은 내친 김에 올해 연간 매출액이 창사 이래 처음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영업이익도 1조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교보증권은 지난 6일 보고서에서 LG이노텍이 올해 연간 매출 11조7706억원, 영업이익 1조131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23.4%, 48.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사장은 매출 효자인 광학솔루션사업의 글로벌 1등을 향해 과감한 투자에도 나섰다. 시설투자에 5478억원 투입을 결정했는데, 이는 2019년 투자액인 2821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전장부품도 올 1분기 처음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 연간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DC-DC컨버터 등 전기차용 파워부품의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또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용 카메라, 통신모듈 등 자율주행용 부품에서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가운데)과 임직원들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애쓰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제공]


◆엔지니어 출신 CEO, 기술개발·생산현장 두루 경험...임직원 자부심 고취 역점

1961년생인 정 사장은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4년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이후 2004년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담당 상무, 2013년 LG디스플레이 CPO(최고생산책임자) 부사장, 2017년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사장) 등 LG그룹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친 엔지니어 출신 CEO(최고경영자)다.

그는 외부에서 LG이노텍을 인정하는 것 못지않게 임직원들이 스스로 회사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2019년 7월 말부터 ‘프라이드(PRIDE)’로 명명한 직원 자부심 고취 활동을 시작했다. 프라이드는 회사 성과(Performance)·보상(Reward)·개인 맞춤형 근무(Individualization)·역동적인 업무(Dynamic)·전문가(Expert)를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은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그가 내세운 선택과 집중 전략에 힘입어, LG이노텍은 올 하반기에는 실적 모멘텀이 한층 부각되고, 전장부품의 이익 기여와 자율주행솔루션의 앞선 행보 등으로 역대 최대 기업가치를 입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 사장은 대외적으로도 업계 발전을 위해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국광산업진흥회 제8대 회장으로 취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광융합산업을 활성화해 진흥회의 역할과 위상을 제고시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광융합산업별 상호 협력 네트워크 기반 구축과 △광융합기업 맞춤형 지원 체계 강화 및 비대면 온라인 수출상담회 운영 확대 △국내 LED 보급 사업 확대 △광융합산업 분야 통계 국가 승인기관 지정 △광융합종합지원센터 건립 등의 5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진흥회가 광융합기술 진흥전담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광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마련과 광융합산업의 전주기적 로드맵 수립에 힘쓸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의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한편 국내 LED조명 보급 사업을 더욱 확대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에너지 절감 정책을 실현하고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공적 기능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사진=LG이노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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