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진핑, 10년 만에 티베트 방문한 이유

2021-07-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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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병합 70주년···티베트 통제 강화 목적

군수뇌부 대동···인도에 군사 경고 메시지

​미·중 고위급 회담 앞두고…"핵심이익 건들지마"

​'세기의 공사' 촨짱철도···2026년 완공 목표 '속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짱자치구 현지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웨이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22일 시짱(西藏, 티베트)자치구를 '깜짝' 방문했다. 시 주석의 티베트 방문은 2013년 국가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2011년 7월 부주석 신분으로 찾은 게 마지막이었다. 시 주석의 티베트 방문 배경을 둘러싸고 각종 해석이 나온다. 
 
10년 만의 방문···"따시델렉" 티베트 인사도

시 주석의 티베트 시찰은 23일 오전에야 비로소 중국 신화통신, CCTV 등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21일 티베트 린즈(林芝)의 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주석은 아루짱푸(雅魯藏布) 강과 니양(泥洋) 강의 생태환경 보호 현황 등을 점검하고, 린즈시 도시규획관·공원·촌락 등을 찾아 현지 도시 발전계획, 농촌진흥, 도시공원 건설 현황 등을 살펴봤다.

이어 22일에는 고속철을 타고 라싸로 이동하면서 촨짱(川藏, 쓰촨성~시짱자치구) 철도 건설 현황을 보고 받았다. 라싸시에 도착해서는 포탈라궁 광장, 철방사(哲蚌寺, 드레풍사원) 등을 찾아 티베트 민족 종교와 문화 유산 보호 현황 등을 살피며 현지 주민들과 교류했다.

이날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에는 시진핑 주석이 현지 주민들에게 티베트어로 "따시델렉('행운을 빈다'는 티베트식 인사표현)"이라고 인사하며 ''시짱의 모든 지역과 모든 민족은 미래의 행복한 삶을 향해 행진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 주석이 티베트 병합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티베트 시찰은 지역 안정과 개발,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했다. 
 
​티베트 병합 70주년···공산당, 티베트 통제 강화 목적

중국은 1950년 티베트에 군대를 파견해 이듬해인 1951년 5월 23일 '티베트 평화해방 협의' 조약을 맺고 사실상 티베트를 병합했다. 중국은 티베트를 '해방'했다고 선언했지만,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은 중국이 티베트를 강제 병합한 것이라며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티베트는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극도로 민감히 여기는 지역이다. 

시진핑 주석의 시찰도 티베트 병합 70주년을 맞이해 지역의 안정과 통제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시 주석은 지난해 8월 중공 중앙 티베트 업무 좌담회 석상에서 “티베트 분리주의에 맞서 정치·이념 교육을 강화하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확고한 요새를 건설해야 한다”며 “이 지역에서 공산당 역할을 강화하고, 티베트 불교도 사회주의와 중국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수뇌부 대동···인도에 군사 경고 메시지

게다가 티베트는 인도와 접경지역에 위치해 군사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지난해 6월엔 접경 지역서 중국·인도 군대간 충돌이 벌어져 1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해 중공 중앙 티베트 업무 좌담회에서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 국경 안보를 보장해 항구적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날 시진핑 주석이 군 수뇌부인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대동하고 티베트를 시찰한 것도 인도에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짱자치구 현지 주민들과 교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웨이보]

​미·중 고위급 회담 앞두고…"핵심이익 건들지마"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에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들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 의미를 담은 것으로도 해석됐다.

그동안 미국 등 서방국은 중국 정부를 향해 티베트와 신장(新疆) 등 소수 민족을 강제노동시키는 등의 탄압을 중단하라며 제재 등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이에 맞서 중국도 티베트 지역경제 발전, 탈빈곤, 종교, 문화 보호, 민족 단결 등 방면 성과를 대대적으로 내세우며 서방국의 인권 탄압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해왔다.

특히 오는 25일 미·중간 고위급 관료 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티베트, 신장위구르, 대만, 홍콩 문제 등 핵심 주권 문제에 대한 미국 등의 압력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세기의 공사' 촨짱철도···2026년 완공 목표 '속도'
 
한편 시진핑 주석이 이날 직접 촨짱철도의 한 구간인 라싸와 린즈를 잇는 열차를 타고 촨짱철도 계획을 점검하면서 해당 철도 노선 건설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쓰촨성 청두와 티베트자치구 라싸를 잇는 총 1011km 구간의 촨짱철도는 히말라야 산맥과 해발 3000m 이상 고산지대에 건설된다. '세기의 공사'라 불릴 정도의 고난도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2013년 착공에 돌입했으며, 약 13년의 공기를 거쳐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개통한 시짱자치구 린즈~라싸 구간 열차를 타고 '촨짱철도' 건설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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