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4년 10월 삼성 미술관 리움 개관식 축사 때 한 말이다. 이처럼 문화 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지녔던 고인이 남긴 ‘세기의 유산’이 국민 품으로 돌아간다. 관심은 무척 뜨겁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8일 예약 누리집을 연 후 몇 시간 만에 예약 가능한 한 달분이 매진됐고, 국립현대미술관도 지난 12일 누리집을 개설하자마자 2주분이 순식간에 동났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21일부터 2022년 3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관에서 열고,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21일부터 9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하루 전인 20일에는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작품을 공개했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지난 4월 28일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181점(국립중앙박물관 2만1693점·국립현대미술관 1488점)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미술사적 가치는 물론 규모에서도 미술관·박물관 역사상 최대인 이번 기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뜨거웠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증받은 지 3개월여 만에 첫 번째 전시를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주요 작품 58점을 먼저 선보인다.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유영국, 권진규, 천경자 등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모았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는 크게 주목받았다. 1950년대 제작된 가로 567㎝, 세로 281.5cm 대작으로, 파스텔톤 배경에 나무, 항아리를 이거나 안은 반라의 여인들, 백자 항아리와 학, 사슴, 새장 등 작가가 즐겨 그린 소재들이 등장한다. 김환기 작품으로는 1973년작 푸른빛 전면점화 ‘산울림 19-II-73#307’도 볼 수 있다.
박미화 국립현대미술관 과장은 “비대칭의 자연스러운 선과 투박한 색면 처리는 조선 백자와 달항아리의 형식미를 흠모했던 이 시기 김환기 작품의 조형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며 “국립현대미술관 2~3년어치의 예산을 모아야 겨우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가의 김환기 대표작을 기증받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중섭의 대표작인 강렬한 붉은 색을 배경으로 주름 가득한 황소 머리를 그린 ‘황소’와 고개를 푹 숙이고 매우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흰 소의 전신을 담은 ‘흰 소’도 볼 수 있다. 붉은 황소 머리를 그린 이중섭 작품으로 현존하는 것은 총 4점뿐이다. 현존하는 이중섭의 ‘흰 소’도 5점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 서화실에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열어 기증품 9797건 2만1693점 중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 45건 77점을 엄선해 공개한다. 그중 국보가 12건, 보물이 16건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유물은 겸재 정선이 만년에 자신감 넘치는 필치로 그린 걸작 '인왕제색도'이다. 또 다른 조선 시대 회화인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강세황이 그린 '계산허정도', '계산기려도'도 관람객과 만난다.
국내에 약 20점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희귀한 문화재인 고려불화 중에는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가 전시에 나왔다.
현대기술로 기증품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불화의 세부 모습을 살피도록 터치스크린(접촉화면)을 통해 엑스레이 촬영 사진을 공개한다. 먹으로 그린 밑그림을 볼 수 있는 적외선 사진을 통해서는 천수관음보살의 손 모양, 손에 쥔 다양한 물건과 채색 방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4년 10월 삼성 미술관 리움 개관식 축사 때 한 말이다. 이처럼 문화 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지녔던 고인이 남긴 ‘세기의 유산’이 국민 품으로 돌아간다. 관심은 무척 뜨겁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8일 예약 누리집을 연 후 몇 시간 만에 예약 가능한 한 달분이 매진됐고, 국립현대미술관도 지난 12일 누리집을 개설하자마자 2주분이 순식간에 동났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21일부터 2022년 3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관에서 열고,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21일부터 9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하루 전인 20일에는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작품을 공개했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지난 4월 28일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181점(국립중앙박물관 2만1693점·국립현대미술관 1488점)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주요 작품 58점을 먼저 선보인다.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유영국, 권진규, 천경자 등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모았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는 크게 주목받았다. 1950년대 제작된 가로 567㎝, 세로 281.5cm 대작으로, 파스텔톤 배경에 나무, 항아리를 이거나 안은 반라의 여인들, 백자 항아리와 학, 사슴, 새장 등 작가가 즐겨 그린 소재들이 등장한다. 김환기 작품으로는 1973년작 푸른빛 전면점화 ‘산울림 19-II-73#307’도 볼 수 있다.
박미화 국립현대미술관 과장은 “비대칭의 자연스러운 선과 투박한 색면 처리는 조선 백자와 달항아리의 형식미를 흠모했던 이 시기 김환기 작품의 조형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며 “국립현대미술관 2~3년어치의 예산을 모아야 겨우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가의 김환기 대표작을 기증받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중섭의 대표작인 강렬한 붉은 색을 배경으로 주름 가득한 황소 머리를 그린 ‘황소’와 고개를 푹 숙이고 매우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흰 소의 전신을 담은 ‘흰 소’도 볼 수 있다. 붉은 황소 머리를 그린 이중섭 작품으로 현존하는 것은 총 4점뿐이다. 현존하는 이중섭의 ‘흰 소’도 5점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 서화실에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열어 기증품 9797건 2만1693점 중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 45건 77점을 엄선해 공개한다. 그중 국보가 12건, 보물이 16건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유물은 겸재 정선이 만년에 자신감 넘치는 필치로 그린 걸작 '인왕제색도'이다. 또 다른 조선 시대 회화인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강세황이 그린 '계산허정도', '계산기려도'도 관람객과 만난다.
국내에 약 20점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희귀한 문화재인 고려불화 중에는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가 전시에 나왔다.
현대기술로 기증품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불화의 세부 모습을 살피도록 터치스크린(접촉화면)을 통해 엑스레이 촬영 사진을 공개한다. 먹으로 그린 밑그림을 볼 수 있는 적외선 사진을 통해서는 천수관음보살의 손 모양, 손에 쥔 다양한 물건과 채색 방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