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는 이날 홍콩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을 상대로 공동 경보를 발표했다. 홍콩에서 운영·활동하는 미국 기업이 국가보안법 때문에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기업들이 전자기기를 통한 감시의 대상이 되고, 홍콩 당국에 기업과 고객의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홍콩 내 자국 기업을 향해 권고안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6월 홍콩에 대한 관세, 투자, 비자발급 등 특별대우를 박탈한다고 밝힌 이후 1년여 만이다.
이날 미국 재무부도 중국 관리 7명을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했다는 명목으로 제재한다고 밝혔다. 재무부가 이날 제재 명단에 올린 이들은 중국 홍콩 연락사무소의 부책임자들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1년간 중국과 홍콩 관리들은 체계적으로 홍콩의 민주 기관들을 약화했고, 선거를 지연했으며, 선출직 의원들을 축출했고, 공무원들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고 투명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으로 유명한 홍콩의 명성을 중국이 갉아먹고 있다"며 "50년간 홍콩의 높은 독자성을 유지하기로 했던 약속도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콩은 미국의 제재 수단이 바닥이 났다고 비꼬았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미국이 발표한 제재에 대해 "상징적인 조치로 보이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취하려는 '불안한 균형 정책'을 강조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인권탄압에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과 중국시장 진출을 추구하는 자국 기업들 사이에 끼여 중국에 대해 제한적 영향력만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SCMP는 "일부 중간급 관리 제재는 별 효과가 있어 보이지 않으며, 미국은 중국 시장 진출을 갈망하는 자국 기업들로 인해 소위 '핵 옵션'이라 불리는 진짜 강력한 수단은 취하길 꺼린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