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준기의 걸음걸이는 단단하다. 대학교에서 운동을 전공하고 2016년 슈퍼모델로 데뷔해 연극, 드라마, 영화 등 거침없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사 한 줄 없는 단역부터 조금씩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로 활약 중이다. 느리지만 흔들림 없는 걸음걸이. 홍준기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아주경제는 배우 홍준기와 인터뷰를 했다. 드라마 '프리스트'로 시작해 '우아한 가' '다정하게, 안녕히' '아모르 파티-사랑하라, 지금'(이하 '아모르 파티')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영역을 다지고 있는 그는 배우가 된 계기부터 앞으로 꿈꾸는 미래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주었다.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영화, 연극을 했어요. 대사 한 줄 없는 단역부터 '아모르 파티' 형진이까지 만나게 됐죠. 정말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힘든 시간이었지만 돌아보니 하나씩 퍼즐을 맞춰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결국 유기적으로 모두 도움을 주는 일이었어요."
목표는 배우였다. 슈퍼모델로 데뷔해 다양한 일을 경험했으나 결국 모든 일은 배우가 되기 위한 밑거름이었다. 체육을 전공한 그는 연기자로 데뷔할 길을 찾기 위해 슈퍼 모델 대회에 참여했고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데뷔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의 적극적인 도전 의식으로 지금의 소속사도 만날 수 있게 된 셈.
"늦은 나이에 시작하다 보니 마음가짐도 달랐어요. 모델, 단역 배우를 거치며 수도 없이 오디션을 봤고 계속해서 떨어졌지만 주저하지 않았죠. 가리지 않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가짐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요."
홍준기는 여러 차례 부딪치고 깨지면서 더욱 성장했다. 실패의 경험은 그가 연기할 때 감정의 폭을 넓혀주었고 다양한 경험은 그가 새로운 배역을 맡을 때 도움을 주었다. 현재 출연 중인 SBS 드라마 '아모르 파티' 서형진 역할도 그랬다. 가족이 전부인 여자와 성공이 전부인 여자가 치열한 분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 속 홍준기는 주인공 연희(최정윤 분)의 딸 서우(장유빈 분)의 연인 형진을 연기했다. 외모, 학벌, 직업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준수한 인물로 '일등 신랑감'으로 불렸으나 결혼식을 앞두고 성 정체성을 깨달은 그는 잔인하게 연인을 떠나고 만다. 긴 호흡의 드라마만큼이나 복잡하고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필모그래피(작품 목록)를 쌓아가는 처지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많은 역할을 연기해왔어요. 굴곡보다는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는데 형진은 아니었어요.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어려운 인물 같아요."
형진은 성 소수자다. 연인 서우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그는 오랜 연인과 이별을 결정한다. 한국 드라마 그것도 아침 드라마에서 만나기 힘든 복잡하고 조심스러운 캐릭터였다. 홍준기는 아침마다 실시간 댓글을 통해 형진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성 소수자 역할이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알아야 했고 공감하는 게 중요했어요. 드라마 시작하면 실시간 댓글도 살펴보는데 사회적 인식에 관해 실감하기도 해요. 형진이가 느끼는 괴로움을 조금 더 가까이 느끼는 중이에요."
역할을 대하는 마음도 조심스러웠다. 홍준기는 본인으로 인해 성 소수자들이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했다.
"제가 허투루 연기하면 그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잖아요. 형진을 연기할 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대본을 읽을 때, 카메라 앞에 있을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형진의 성 정체성이 드러나는 건 드라마 중반부터였다. 1회부터 차근차근 캐릭터 빌드업을 해야 했고 시청자들에게 형진을 납득시켜야만 했다. 쉽지 않은 캐릭터임은 분명했다.
"연기할 때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어요. 형진이 서우를 밀어내는 모습이 단순히 '싫어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했죠. 그리고 상견례 이후 그의 성 정체성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후 감정선을 위해서 완급 조절도 해야 했어요. 성 정체성에 관한 혼란을 내면으로 표현하는 것과 서우와 이별에 관한 감정 그리고 이 과정이 시청자들을 혼동시키지 않는 게 중요했죠. 시청자와 계속 교감하려고 했어요."
현재 맡은 일에서 뭐든 배울 점을 찾아내는 홍준기에게 아침 드라마 촬영장은 교과서 그 자체였다.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는 일은 그에게 매번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할 때마다 배울 점이 많아요. 특히 여유로운 태도와 대처 능력에 깜짝 놀라죠. 저와 (장)유빈이는 배우 중 막내에 속하기도 하고 경험이 적어서 유연함이 없어요. 실수하게 되면 몸이 경직되기도 하고 자연스레 넘기지 못하겠더라고요. 선배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상황을 넘기기도 하고 대처하는 방법들을 배워가고 있어요."
드라마 촬영으로 정신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가 지치지 않고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가족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어머니가 '아모르 파티'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촬영 때마다 더욱 힘이 난다고.
"어머니께서 매일 아침 본방송 사수를 하세요. 정말 재미있게 봐주고 계셔서 기쁜 마음이죠. 어머니께 형진이는 악역이 아니랍니다. 하하하. 어머니가 정말 열혈 시청자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흘러가느냐'라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절대 알려 드리지 않아요. 다 알려 드리면 재미없잖아요."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그의 유쾌한 성격과 입담에 드라마 속 그의 얼굴들이 흐려졌다. 드라마 '다정하게, 안녕히' 윤수나 '아모르 파티' 형진은 깊은 고민 하고 있고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야 했기 때문에 이토록 밝은 면면을 가지고 있는 줄 미처 몰랐다. 때마다 그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있는 듯했다.
"그런 말을 많이 들어요. 착하고 순해 보이는데 그 이면에 차가운 모습도 보인다고요. 배우로서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온다면 이런 면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들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최다니엘 선배님이 연기한 영화 '공모자들' 상호 같은 역할이요. 제가 가진 장점 중 하나인 '양면성'을 잘 써보고 싶어요. 반전 있는 캐릭터에 관한 갈증이 있어요."
홍준기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에게 "작은 목표 한 가지를 세워보자"라고 제안했다. 아주경제와 다시 인터뷰할 때까지 그 목표를 이뤄오기로 약속했다. 그는 짧은 고민 끝에 "주말 드라마 출연 후 종영 인터뷰로 만나자"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세울 수 있는 목표 같아요. 제가 더욱 성장할 수 있고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게 주말 드라마 같아요. 다음에 만날 때는 '주말 드라마'로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노력할게요."
홍준기는 연기 인생의 출발 선상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출발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20대는 정말 정신없이 흘러간 것 같아요. 이제 30대를 앞두고 보니 이제 제가 잘할 수 있는 연기나 장르 등이 뭔지 알겠어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돼요. 이제, '시작' 같아요."
최근 아주경제는 배우 홍준기와 인터뷰를 했다. 드라마 '프리스트'로 시작해 '우아한 가' '다정하게, 안녕히' '아모르 파티-사랑하라, 지금'(이하 '아모르 파티')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영역을 다지고 있는 그는 배우가 된 계기부터 앞으로 꿈꾸는 미래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주었다.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영화, 연극을 했어요. 대사 한 줄 없는 단역부터 '아모르 파티' 형진이까지 만나게 됐죠. 정말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힘든 시간이었지만 돌아보니 하나씩 퍼즐을 맞춰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결국 유기적으로 모두 도움을 주는 일이었어요."
목표는 배우였다. 슈퍼모델로 데뷔해 다양한 일을 경험했으나 결국 모든 일은 배우가 되기 위한 밑거름이었다. 체육을 전공한 그는 연기자로 데뷔할 길을 찾기 위해 슈퍼 모델 대회에 참여했고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데뷔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의 적극적인 도전 의식으로 지금의 소속사도 만날 수 있게 된 셈.
홍준기는 여러 차례 부딪치고 깨지면서 더욱 성장했다. 실패의 경험은 그가 연기할 때 감정의 폭을 넓혀주었고 다양한 경험은 그가 새로운 배역을 맡을 때 도움을 주었다. 현재 출연 중인 SBS 드라마 '아모르 파티' 서형진 역할도 그랬다. 가족이 전부인 여자와 성공이 전부인 여자가 치열한 분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 속 홍준기는 주인공 연희(최정윤 분)의 딸 서우(장유빈 분)의 연인 형진을 연기했다. 외모, 학벌, 직업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준수한 인물로 '일등 신랑감'으로 불렸으나 결혼식을 앞두고 성 정체성을 깨달은 그는 잔인하게 연인을 떠나고 만다. 긴 호흡의 드라마만큼이나 복잡하고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필모그래피(작품 목록)를 쌓아가는 처지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많은 역할을 연기해왔어요. 굴곡보다는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는데 형진은 아니었어요.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어려운 인물 같아요."
형진은 성 소수자다. 연인 서우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그는 오랜 연인과 이별을 결정한다. 한국 드라마 그것도 아침 드라마에서 만나기 힘든 복잡하고 조심스러운 캐릭터였다. 홍준기는 아침마다 실시간 댓글을 통해 형진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성 소수자 역할이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알아야 했고 공감하는 게 중요했어요. 드라마 시작하면 실시간 댓글도 살펴보는데 사회적 인식에 관해 실감하기도 해요. 형진이가 느끼는 괴로움을 조금 더 가까이 느끼는 중이에요."
역할을 대하는 마음도 조심스러웠다. 홍준기는 본인으로 인해 성 소수자들이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했다.
"제가 허투루 연기하면 그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잖아요. 형진을 연기할 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대본을 읽을 때, 카메라 앞에 있을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형진의 성 정체성이 드러나는 건 드라마 중반부터였다. 1회부터 차근차근 캐릭터 빌드업을 해야 했고 시청자들에게 형진을 납득시켜야만 했다. 쉽지 않은 캐릭터임은 분명했다.
"연기할 때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어요. 형진이 서우를 밀어내는 모습이 단순히 '싫어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했죠. 그리고 상견례 이후 그의 성 정체성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후 감정선을 위해서 완급 조절도 해야 했어요. 성 정체성에 관한 혼란을 내면으로 표현하는 것과 서우와 이별에 관한 감정 그리고 이 과정이 시청자들을 혼동시키지 않는 게 중요했죠. 시청자와 계속 교감하려고 했어요."
현재 맡은 일에서 뭐든 배울 점을 찾아내는 홍준기에게 아침 드라마 촬영장은 교과서 그 자체였다.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는 일은 그에게 매번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할 때마다 배울 점이 많아요. 특히 여유로운 태도와 대처 능력에 깜짝 놀라죠. 저와 (장)유빈이는 배우 중 막내에 속하기도 하고 경험이 적어서 유연함이 없어요. 실수하게 되면 몸이 경직되기도 하고 자연스레 넘기지 못하겠더라고요. 선배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상황을 넘기기도 하고 대처하는 방법들을 배워가고 있어요."
드라마 촬영으로 정신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가 지치지 않고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가족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어머니가 '아모르 파티'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촬영 때마다 더욱 힘이 난다고.
"어머니께서 매일 아침 본방송 사수를 하세요. 정말 재미있게 봐주고 계셔서 기쁜 마음이죠. 어머니께 형진이는 악역이 아니랍니다. 하하하. 어머니가 정말 열혈 시청자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흘러가느냐'라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절대 알려 드리지 않아요. 다 알려 드리면 재미없잖아요."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그의 유쾌한 성격과 입담에 드라마 속 그의 얼굴들이 흐려졌다. 드라마 '다정하게, 안녕히' 윤수나 '아모르 파티' 형진은 깊은 고민 하고 있고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야 했기 때문에 이토록 밝은 면면을 가지고 있는 줄 미처 몰랐다. 때마다 그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있는 듯했다.
"그런 말을 많이 들어요. 착하고 순해 보이는데 그 이면에 차가운 모습도 보인다고요. 배우로서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온다면 이런 면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들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최다니엘 선배님이 연기한 영화 '공모자들' 상호 같은 역할이요. 제가 가진 장점 중 하나인 '양면성'을 잘 써보고 싶어요. 반전 있는 캐릭터에 관한 갈증이 있어요."
홍준기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에게 "작은 목표 한 가지를 세워보자"라고 제안했다. 아주경제와 다시 인터뷰할 때까지 그 목표를 이뤄오기로 약속했다. 그는 짧은 고민 끝에 "주말 드라마 출연 후 종영 인터뷰로 만나자"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세울 수 있는 목표 같아요. 제가 더욱 성장할 수 있고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게 주말 드라마 같아요. 다음에 만날 때는 '주말 드라마'로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노력할게요."
홍준기는 연기 인생의 출발 선상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출발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20대는 정말 정신없이 흘러간 것 같아요. 이제 30대를 앞두고 보니 이제 제가 잘할 수 있는 연기나 장르 등이 뭔지 알겠어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돼요. 이제, '시작'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