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병원 옆 2층 헬스장 휴가, 27일부터 31일까지 쉰다고 공지해두고 기구 다 빼고 날랐네요. 혹시 회원이신 분 계신가요.
서울 동대문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가 올린 사연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헬스 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소비자의 빗발치는 환불 요구를 못 버틴 헬스장 운영자가 속출하고 있다. 피해를 본 소비자는 곧바로 구제받지 못한 경우 장기적인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헬스장 폐업 후 환불 못 해...사기 혐의로 유죄 선고
안씨는 월세, 관리비, 공과금 등 헬스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 연체 상태였으며 직원 임금도 체불했다. 안씨는 “더 이상 이렇게 올바르지 못한 환경을 제공하면 모두에게 피해가 된다고 생각해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폐업을 결정한 안씨는 회원들에게 헬스장 이용권 환불 조치를 약속했다. 안씨는 “회원권에 대한 환불 조치를 신속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순차적으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다. 결과가 좋지 못 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씨는 환불 조치를 끝내지 못 해 결국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일부 회원들에게 피해금을 변제하고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유죄를 선고받고 끝까지 변제하지 못한 회원에게 26만여원의 배상 명령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금융기관, 대부업체 등에 연체 채무가 있어 상환을 독촉받고 있었다. 회원들로부터 이용료를 받더라도 정상적으로 운영할 능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헬스 업계 불황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하면서 예견된 사태였다. 방역 지침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해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꾸준히 이용에 제한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1월 대한피트니스경영자 협회 등 헬스 업계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설·업종별 형평성 논란 등을 고려해 일부 방역수칙을 조정했으나 종사자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상이한 기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헬스장 운영자는 “헬스장의 경우 오후 9시까지 영업은 허용되지만, 샤워 시설 이용은 제한되고 있는데 골프장 샤워실은 이용이 가능하다. 전파력이나 위험도에서 두 시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최근 ‘4차 대유행’을 앞두고 당국이 내놓은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도 헬스장은 제한 대상이다.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수도권에 적용되는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르면 헬스장 등 각종 시설은 2그룹으로 밤 10시 이후 운영이 제한된다. 또한 헬스장은 러닝머신 속도 6㎞ 이하 유지, 샤워실 운영 금지 등 앞서 헬스 업계의 호소와 반대되는 방역 수칙이 제시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헬스장 관련 피해사례 급증
헬스 업계가 어려워지자 안씨 사례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 해 늘어나는 탈퇴 회원에 대해 제대로 된 계약 해지 과정을 진행하지 못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3068건으로 전년보다 1000건 이상 늘었다.소비자가 헬스장에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기 이용계약 시 폐업 등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계약기간이 확인된 피해 사례 1066건 중 3개월 이상 장기 이용계약은 94.2%에 달했다.
장기계약 시 현금이나 신용카드 일시불 결제를 이용한다면 사업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정당한 해지 요구를 거절하고 연락을 끊거나 폐업하는 경우에도 할부항변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할부항변권이란 폐업이나 정당한 해지 요구를 거절하는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 신용카드사에서 잔여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다.
한국소비자원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이용하되 코로나19로 인해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 계약해지보다는 가급적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연장확인서, 문자메시지, 녹취 등 증빙자료를 확보해 분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