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vs 지방, 저가 vs 고가…부동산 양극화 역대 최악

2021-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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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 청약 양극화…서울 반기 평균 청약 경쟁률 역대 최고

고가·저가 아파트 양극화…"똘똘한 한 채 투자수요 늘며 조건 좋은 아파트 가격 상승"

서울 한강변 일대 아파트 모습.[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 가격 차, 서울 아파트와 지방 아파트 가격 차 등 부동산 관련 지표에서 양극화가 역대 최대치다. 특히 4년 전과 비교해 볼 때 서울과 지방 광역시 아파트간 매매가격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지고, 고가 아파트는 급등하는 등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양극화가 심화한 모양새다.

11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2017년 5월 서울과 5대 지방광역시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6억708만원과 2억6200만원이었다. 이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4년간 5억3575만원 상승하며 올해 6월에는 11억4283만원으로 뛰었다. 연평균 1억원 이상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지방광역시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가량 비교적 소폭 상승하다가 지난해 6월 2억9420만원에서 올해 6월 3억6376만원으로 1년 사이 7000만원가량 뛰었다.
최근 4년간 지방광역시 아파트값은 38.83% 상승한 반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88.25% 급등한 것이다. 자연스레 가격 격차도 커지며 양극화가 심해졌다. 2017년 5월 서울과 지방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 차이는 3억4508만원이었지만 2018년 6월 기준으로는 차이가 4억6108만원, 2019년 5억3650만원, 2020년 6억3089만원으로 점점 벌어지더니 올해 6월 기준으로는 7억7907만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3억4508만원이었던 서울-지방간 아파트 가격차이가 7억7907만원으로 2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서울·지방 청약 양극화…서울 반기 평균 청약 경쟁률 역대 최고
청약시장도 서울·지방간 양극화가 심화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4.7대1로 반기 기준 역대최고치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97.1대1) 대비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최저 평균가점도 60.9점까지 상승했다.

반면 대구는 하반기 지난해 17.3대1에서 올 상반기 6.4대1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도 많이 늘어났다. 국토교통부가 6월 30일 발표한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방지역 미분양 주택은 전달에 비해 1.0% 늘었다. 특히 대구 미분양 주택 수는 1186가구로 전달(897가구)보다 32% 증가했다.

대구 미분양 주택수는 올해 1분기 이후 공급한 아파트에서 잇따라 청약미달이 나오면서 4월 이후 미분양 물량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이 대구에 분양한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는 지난달 29일 진행된 1순위 청약은 미달로 마무리됐다. 해당 아파트 1단지는 660가구 모집에 409가구가 1순위 청약을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0.62대1을 기록했다. 2단지 1순위 평균 경쟁률도 0.61대1에 불과했다.

지난 4월 대구에서 청약이 진행된 수성 해모로 하이엔은 532가구 중 전용 59㎡ 등에서 77가구가 미달됐다. 같은달 분양한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 대구역 SD 아이프라임 등도 미달사태를 겪었다.

또 올 상반기 부산 평균 청약 경쟁률도 27.2대1로 지난해 하반기 84.2대1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진행한 사상역 경보센트리안 3차 무순위 청약에서 8개 주택형 중 6개가 미달하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는 특히 대구에서 물량이 쏟아지며 미분양이 늘어 앞으로 나올 좋은 분양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지방 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입지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곳은 미분양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가·저가 아파트 양극화…"똘똘한 한 채 투자 수요가 늘며 조건 좋은 아파트 가격 상승"
전국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매매가격 격차도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이날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5분위 아파트(상위 20%) 평균 매매가격은 10억5699만원인 반면, 1분위(하위 20%)는 1억1978만원이었다. 둘 사이의 격차가 9억3721만원에 달했다. 자연스럽게 아파트 5분위 배율도 8.8로 역대 최대였다.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클수록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을 기준으로 본다면 상위 아파트 가격은 5억6028만원에서 10억5699만원으로 꾸준히 올랐고(88.6%), 저가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1억1837만원에서 1억1978만원(1.19%)으로 소폭 올라 양극화가 심해졌다. 2017년 5월 당시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4.7이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인해 똘똘한 한 채 투자 수요가 늘어났다"며 "비교적 좋은 조건을 가진 아파트 수요가 늘며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세 양극화도 심화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 5분위 배율도 7.0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5분위 평균 전셋값은 5억9943만원으로 지난 5월 평균 전셋값인 5억9227만원보다 700만원 넘게 올랐다. 5분위 평균 전셋값이 5억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0월이었지만 8개월 만에 6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를 보면 다음 달 6억원대를 돌파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반면 1분위 평균 전셋값은 지난 5월 8530만원이었으며 6월에는 8578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아파트 전세 5분위 배율 상승이 진행됐다. 2008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는 해당 배율이 4~5 정도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6.1로 6을 넘기며 같은 해 12월에는 6.7까지 올랐다. 지난달에는 7.0을 기록했다.

서 교수는 "임대차3법으로 전세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원래 집값이 비싼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르며, 해당 지역 전세도 급격하게 올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역에선 집값과 전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비교적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4.1로 4년 전 4.2보다 낮아졌다. 고가 아파트는 물론 중저가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오른 영향이다. 5분위 아파트 가격은 2017년 5월 11억9528만원에서 21억4273만원으로 79.26% 올랐고, 1분위 아파트 가격은 2억8436만원에서 5억2415만원으로 84.32% 증가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도 2017년 5월과 비교할 때 고가·저가 아파트에서 모두 상승했다. 1분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7년 5월 1억9651만원에서 올해 6월 2억9471만원으로 49.97% 상승했으며, 5분위 아파트도 7억2657만원에서 10억8627만원으로 49.5% 올랐다. 각각 오른 비율이 거의 동일해 전세 5분위 배율도 2017년 5월과 지난달 모두 3.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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