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이 금융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시니어 리더급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기술의 변화와 발전이 빨라지면서 금융권 베테랑을 영입 움직임도 빨라지는 추세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그룹의 전문부동산기업 KT에스테이트와 야놀자가 합작 설립한 프롭테크 스타트업 트러스테이는 지난달 김정윤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그간의 경험과 시장 이해력을 바탕으로 신규 주거 솔루션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소 카사도 지난달 박상일 전 한국투자공사(KIC) 경영기획실 수석부장을 신임 COO(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로 영입하며 전문성을 키울 계획이다.
박상일 COO는 연세대학교와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맥스웰스쿨 행정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큐캐피탈, 한국투자공사까지 민간·공공 금융 분야를 두루 거친 금융투자정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KIC 설립 당시에는 창립멤버로 참여해 최근까지 대외협력실 및 경영기획실을 거치며 KIC 지배구조 관련 업무, 사업계획 수립, 대관 업무 등 주요 핵심 업무를 총괄해왔다. 박 COO는 KIC를 비롯해 여러 금융기관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금융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나이는 올드보이라고 볼 수 없지만,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사를 영입한 케이스도 있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은 지난 1월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을 커뮤니케이션실 총괄 부사장으로 신규 영입했다.
여 부사장은 2014년 제 7대 강남구의회 의원으로 지방선거 서울지역 최연소 당선인으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2018년에는 쏘카의 본부장으로 영입돼 타다 서비스의 대외 정책 및 이슈 대응 총괄을 맡았다. 2019년에는 문재인 정부 초대 청년소통정책관을 역임하는 등 공공과 민간 영역을 아우르며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올드보이 영입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함은 물론 국내외 여러 이슈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관련 산업을 이른 시간 안에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라며 "발빠른 대응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일선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한 관리자급 임원진의 합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