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서관은 이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전달한 입장문에서 “공직자로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며 사의 표명의사를 밝혔다.
다만 그는 검찰의 기소 결정에 대해 “법률적 판단에서든 상식적 판단에서든 기소는 매우 부당한 결정”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그러나 사정업무를 수행하는 민정수석실의 비서관으로서 직무 공정성에 대한 우려 및 국정운영의 부담을 깊이 숙고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 수사팀은 이날 이 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 기소했다.
이 비서관은 2019년 3월 22일 김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와 연락을 하는 등 불법 출금 과정 전반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 이 비서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본인의 업무가 그것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포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까봐 염려해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민정수석실이라고 하는 곳이 결과적으로는 그런 기관(사정기관)을 폭넓게 바라봐야 하는 관련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 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최근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난 데 이어 이 비서관까지 사표를 내면서 민정수석실 산하 비서관 자리 4곳 가운데 2곳이 공석이 됐다. 이남구 공직기강비서관과 서상범 법무비서관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신현수 전 민정수석이 임명된 지 두 달 만에 사직하는 등 민정수석실에서 중도 사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에서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이진석 국정상황실장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청와대는 이 실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취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