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년 전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발표했을 당시 청와대 참모들로부터 ‘외교적 해결’에 중점을 둔 의견을 건의 받고 질책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핵심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지 1일로 2년이 지났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대통령의 결단-소부장 독립운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소부장 독립운동 2주년에 대통령의 통찰과 결단, 국민에 대한 믿음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이었지만 결국은 정면 대응을 피하는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참모 대다수 의견이 반영된 메시지 초안을 본 문 대통령은 ‘침묵’했다고 한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참모들은 대통령의 침묵이 ‘대단한 분노’를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후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바둑을 예로 들며 “지금이 바둑의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박 수석은 “‘이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영영 기술 독립의 길은 없을 것’이라는 지도자의 외로운 결단과 강력한 의지가 참모들에게 전해졌다”면서 “그렇게 2년 전 ‘소부장 독립운동’ 방향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소부장 독립은 ‘반일’과는 다른 우리 산업과 경제 ‘국익’”이라며 “산업·경제적 예속을 벗어나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이루려는 노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결단과 참모들의 머뭇거림의 차이는 국민에 대한 믿음의 유무”라고 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도 자신의 결단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이 왜 마음에 걸리지 않았겠느냐”면서 “다만 국민이 함께 이겨내 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어깨를 짓누르는 두려움을 이겨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아직 가야할 길과 극복할 과제는 남아있지만 소부장 독립운동은 성공적으로 현재 진행 중”이라며 “소부장 100대 핵심부품의 대일의존도가 31.4%에서 24.9%로 낮아졌고 시총 1조원 이상의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의 수도 13개에서 31개로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그리고 국민과 함께 마침내 ‘소부장 독립기념일’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소부장 독립운동 2주년에 대통령의 통찰과 결단, 국민에 대한 믿음에 경의를 표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