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법안 여당 단독으로 법사위 통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파성 논란에 휩싸였던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설치 법안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보수성향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개탄스럽다"고 반응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의결했다. 교육위원회 전체회의 때처럼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여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

국교위는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로 중장기 교육제도 개선, 국가교육과정 기준 수립,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조정 등을 수행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교위 연내 출범"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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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원 구성에 따른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친정부 성향 인사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교위 구성 위원 총 21명 중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의석수 비례 전망), 교육부 차관 1명만으로도 친정부 인사가 금세 과반이 된다.

교총은 성명을 내고 "법사위마저 정권 편향적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처리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역사적 과오의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권 편향성과 관련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참여하고 국회가 추천하는 학생·학부모·청년 등 다양한 위원이 참여하기 때문에 편향성을 나타내기 어렵다"고 답변한 데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독립적인 기관이 아닌 대통령 소속 위원회이고, 소관 사무와 역할 등 상당 부분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이유에서다. 국교위 구성과 위상이 정권 편향적·종속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지난 20년간 국민과 교육계는 정치에 흔들리지 않는 교육을 염원해 정권 초월 국교위 설치를 요구해 왔다"며 "민의를 왜곡하고 합의 정신마저 훼손한 국교위를 누가 인정하고, 그런 국교위가 수립한 정책에 누가 공감하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