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전 받아놓자”…대출 막차 수요 ‘꿈틀’

2021-07-0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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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관계없이 1억 초과 신용대출 규제

6월 신용대출 늘어나…대출 폭증은 피해

[그래픽=아주경제 미술실 ]

6월 들어 신용대출 증가폭이 전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막차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막차 수요 폭증을 우려해 대출금리를 올리며 가계대출 문턱을 높여놓은 터라, 대출이 폭증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감소세 보이던 신용대출…6월 들어 증가폭 커져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28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16조5222억원으로 전달보다 4128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이달 들어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8일 기준 4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397조2578억원을 기록해 전월보다 2102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은 이달 들어 신용대출 증가폭이 커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전월 대비 1조원 이상 급증했지만 2월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4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113조4326억원에서 3월 말 113조6081억원으로 175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투자 열풍이 일부 사그라든 가운데, 금융당국의 대출 자제 지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우대금리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다만, 지난 4월의 경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특수로 신용대출이 전월보다 6조원 급증했지만, 환불된 청약증거금이 하루 만에 4조원 넘게 은행으로 돌아오면서 신용대출은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 5월에도 은행 신용대출은 116조1094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8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4대 은행의 6월 신용대출 증가폭은 이례적으로 대출이 급증했던 지난 4월을 제외하고 가장 크다.
 
◆영끌 마지막 기회…대출 가수요 몰려
이달 들어 대출 증가폭이 커진 데는 1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가계부채 대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그간 은행별로 적용해오던 DSR 40% 규제를 1일부터 개별 차주마다 적용할 방침이다.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돈을 빌려줘 역대 최대치로 늘어난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DSR은 대출 심사 때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론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대출이 포함된다.

기존에는 규제지역의 9억원 초과 주택이나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사람이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에만 DSR 규제를 적용했는데, 규제 강화에 따라 1일부터는 적용받는 주택 범위가 넓어졌다.

먼저 전체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을 담보로 주담대를 받거나 연소득과 관계없이 총 1억원을 초과한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에도 차주 단위 DSR 비율 40%가 적용된다. 2단계가 적용되는 내년 7월부터는 1단계 적용대상과 함께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로 확대 적용되며, 오는 2023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을 초과하는 차주에게 모두 적용된다. 대출받기가 점점 까다로워지는 셈이다.

금융권은 규제 강화에 따라 주택 구매 시 소득별로 최대 2억원가량 대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6월까지가 규제 강화 전 영끌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만큼, 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가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은행들은 막차 수요에 따른 대출 증가폭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규제 강화 방안이 지난 4월 일찌감치 발표돼 대출을 받을 사람들은 이미 다 받은 데다, 은행들이 가수요를 우려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 문턱을 일부 높여놨기 때문이다. 규제가 시행되는 7월부터는 은행의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제 강화 방안 발표 후 실제 규제기 시행되는 날까지 기간이 짧지 않아서 대출 수요가 폭증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막차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7월부터 적용된 차주별 DSR 규제에 따라 차주당 대출한도가 줄어 전반적인 가계대출 증가세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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