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가격이 전례 없는 상승률을 기록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를 둘러싼 논쟁이 한층 격해질 전망이다. 월스리트저널(WSJ)은 앞서 연준 당국자들이 최근 미국 주택시장 과열의 원인을 연준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으로 꼽으며, 국채보다 먼저 매입 축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WSJ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발표한 4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4.6%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13.3% 상승을 웃돈 동시에 1987년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3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는 매월 미국 전국 주요 대도시 지역의 평균 주택가격을 측정하고 있다.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와 20대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도 각각 14.4%, 14.9% 급등했다.
같은 날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지수(계절 조정치)도 전월 대비 1.8%, 전년 동월 대비 15.7% 상승했다. 이 역시 통계가 시작된 1991년 이후 최고치로, 미국 주택시장이 뜨겁게 과열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국 전국부동산협회(NDR)가 앞서 발표한 5월 기존주택판매 중위 가격(median price)도 전년 동기 대비 23.6% 급등해 처음으로 35만 달러(약 3억9613만원)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WSJ은 역대 최저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늘어난 수요 속 부족한 공급 현상이 미국 주택가격의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부족한 주택 공급 속 주택 매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매도인이 제시한 호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FHFA 조사에 따르면 미국 9개 주의 주택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아이다호, 애리조나, 콜로라도 등의 주택가격은 20% 이상이 뛰었다. 이 중에서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집값은 전년 동월 대비 22.3% 급등해, 23개월 연속 전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도시로 기록됐다. 애리조나 다음으로는 샌디에이고, 샬럿, 클리블랜드, 댈러스, 덴버, 시애틀 순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전부터 인구 증가보다 주택 건설이 늦어져 시장 공급 부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증가, 전원생활 선호 심리 확대, 사상 최대의 저금리 등이 더해져 (미국) 주택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재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비용 증가도 집값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경제활동 재개 이후 나타난 원자재 공급 병목현상이 목재 등 건축자재 가격의 급등을 촉발했다. 또 노동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점도 주택시장의 공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식 투자 등으로 자산을 늘린 부유층의 구매 열풍도 미국 주택시장의 과열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발(發) 경제충격으로 자금력이 약한 중산층들이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집값에 실망하며 주택 구매를 포기하는 사이 주식 투자 등으로 자금력을 확보한 부유층들이 별장 또는 자산운용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이며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NDR이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고주택 판매 증가율은 5.6%였고, 이 가운데 별장은 16.4%를 차지했다.
미국 주택시장의 과열이 이날 경제지표 발표를 통해 재확인되면서 연준의 '2단계 테이퍼링' 논의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WSJ은 전날 연준 내에서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대응하고자 MBS 매입 규모를 더 빨리 축소해야 한다는 '2단계 테이퍼링'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현재 매달 국채 최소 800억 달러, MBS 최소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은 앞서 국채와 MBS 매입 규모를 동일한 속도로 줄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부동산에서 흔히 발생했던 거품-붕괴 주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미국은 주택시장의 거품-붕괴 주기를 견딜 수가 없다"며 만약 다시 이런 시기가 도래하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붕괴가 반드시 온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택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로제그렌 총재는 "미국과 세계 주택시장에서 거품-붕괴 주기는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금융 안정을 위협했다"고 꼬집으며 미국 주택시장 과열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연준의 MBS 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집값, '저금리·공급부족'에 고공행진 중
29일(이하 현지시간) WSJ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발표한 4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4.6%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13.3% 상승을 웃돈 동시에 1987년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3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는 매월 미국 전국 주요 대도시 지역의 평균 주택가격을 측정하고 있다.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와 20대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도 각각 14.4%, 14.9% 급등했다.
같은 날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지수(계절 조정치)도 전월 대비 1.8%, 전년 동월 대비 15.7% 상승했다. 이 역시 통계가 시작된 1991년 이후 최고치로, 미국 주택시장이 뜨겁게 과열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WSJ은 역대 최저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늘어난 수요 속 부족한 공급 현상이 미국 주택가격의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부족한 주택 공급 속 주택 매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매도인이 제시한 호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FHFA 조사에 따르면 미국 9개 주의 주택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아이다호, 애리조나, 콜로라도 등의 주택가격은 20% 이상이 뛰었다. 이 중에서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집값은 전년 동월 대비 22.3% 급등해, 23개월 연속 전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도시로 기록됐다. 애리조나 다음으로는 샌디에이고, 샬럿, 클리블랜드, 댈러스, 덴버, 시애틀 순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전부터 인구 증가보다 주택 건설이 늦어져 시장 공급 부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증가, 전원생활 선호 심리 확대, 사상 최대의 저금리 등이 더해져 (미국) 주택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재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비용 증가도 집값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경제활동 재개 이후 나타난 원자재 공급 병목현상이 목재 등 건축자재 가격의 급등을 촉발했다. 또 노동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점도 주택시장의 공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식 투자 등으로 자산을 늘린 부유층의 구매 열풍도 미국 주택시장의 과열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발(發) 경제충격으로 자금력이 약한 중산층들이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집값에 실망하며 주택 구매를 포기하는 사이 주식 투자 등으로 자금력을 확보한 부유층들이 별장 또는 자산운용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이며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NDR이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고주택 판매 증가율은 5.6%였고, 이 가운데 별장은 16.4%를 차지했다.
◆"MBS 매입 줄여라"···연준 '2단계 테이퍼링' 목소리 커질 듯
미국 주택시장의 과열이 이날 경제지표 발표를 통해 재확인되면서 연준의 '2단계 테이퍼링' 논의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WSJ은 전날 연준 내에서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대응하고자 MBS 매입 규모를 더 빨리 축소해야 한다는 '2단계 테이퍼링'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현재 매달 국채 최소 800억 달러, MBS 최소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은 앞서 국채와 MBS 매입 규모를 동일한 속도로 줄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부동산에서 흔히 발생했던 거품-붕괴 주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미국은 주택시장의 거품-붕괴 주기를 견딜 수가 없다"며 만약 다시 이런 시기가 도래하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붕괴가 반드시 온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택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로제그렌 총재는 "미국과 세계 주택시장에서 거품-붕괴 주기는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금융 안정을 위협했다"고 꼬집으며 미국 주택시장 과열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연준의 MBS 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