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ㆍGS 참전, SK까지 '눈독'…휴젤 인수전 뜨겁다

2021-06-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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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이어 보톡스로 사업 확장하려는 신세계, 그룹 먹거리 절실한 GS·SK

휴젤, 보톡스 국내 1위 넘어 중국·미국 등 해외 진출 가속화

[사진=휴젤]

[데일리동방] 국내 1위 보톡스 업체인 휴젤을 인수하기 위해 신세계그룹에 이어 GS그룹까지 뛰어들었다. 이와함께 SK그룹도 관심을 갖고 휴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력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 셈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은 신세계그룹과 GS그룹, SK그룹,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SI) 등 총 3~4곳을 대상으로 휴젤 매각 협의를 진행 중이다.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휴젤 지분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42.9%로, 매각 방식은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신세계그룹과 GS그룹은 공통적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휴젤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 측은 "바이오 사업은 GS그룹의 미래사업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폭넓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아직 휴젤 인수 등과 관련 확정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신세계 측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라며 "휴젤 인수를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지난 17일 공시한 바 있다.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 뷰티·바이오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흔히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은 미간 주름 개선하는 등 미용성형 시술에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지난 2001년 설립된 휴젤은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 톡신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엔 국내 보툴리눔톡신 기업 중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고, 현재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젤은 올해 3월 말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자사 보툴리눔톡신 제제 '레티보'(Letybo)의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했다.

신세계그룹은 휴젤 인수를 통해 기존 화장품 사업에 보톡스 사업을 결합,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10여년 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필두로 뷰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휴젤이 올해부터 중국 현지 판매에 돌입한 것이 정 총괄사장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와 휴젤을 통한 보톡스를 활용해 뷰티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에서는 최창원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SK디스커버리나 SK케미칼이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부회장이 지분 40.18%를 보유한 SK디스커버리는 산하에 SK케미칼·SK플라즈마·SK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제약 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바이오 부문 강화로 사업 다각화를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GS그룹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주력이었던 정유 사업은 이미 성장성이 크게 둔화된 데다가 친환경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어 미래 먹거리 발굴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그룹 오너일가 4세인 허서홍 전무가 이번 인수전을 직접 추진하고 있는 데다가 인수금액으로 신세계그룹보다 훨씬 높은 2조4000억원을 제시해 GS그룹은 단숨에 인수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GS그룹이 휴젤 인수를 끝까지 밀어붙일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GS그룹의 기존 사업들과 휴젤의 보톡스 사업 간 접점이 적어 시너지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GS그룹이 최근 10년간 조단위 M&A를 성사시킨 적이 없다는 점도 인수 의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앞서 GS그룹은 대우조선해양·하이마트 등 대규모 인수에 뛰어들었다가도 막판에 발을 뺀 전례가 있다. 코웨이·KT렌탈 인수전에서는 끝까지 인수를 추진했지만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한편 휴젤은 29일 GS그룹의 인수설과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요구에 대해 "최대주주 베인캐피탈은 휴젤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면서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거나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도록 하겠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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