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셰모씨가 최근 기자에게 중국판 트위터인 위챗을 통해 한 말이다. 셰모씨는 "중국의 의미 있는 날에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는데, 친구랑 1921을 보게 됐다"며 "어서 1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앞세운 '홍색 바람', 중국 대륙 강타
내달 1일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영화를 앞세운 '홍색 바람'이 중국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올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되는 '주선율(主旋律·당과 국가를 선전하는 장르)' 영화만 무려 22편. 1950년대 영화부터 중국 역대 최고 흥행작 '특수부대 전랑(戰狼)2'(2017)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이 망라됐다.
1921은 중국 공산당이 1921년 7월 23일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1차 당대회를 열고 창당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1921의 부제 자체가 2021년 창당 100주년에 헌납하는 영화인 만큼, 중국 공산당 창당 일대기를 담았다.
사실 1921은 개봉 전부터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이미 대대적인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개봉 엿새를 앞두고 25일 밤 10시 34분 기준 영화 1921의 사전 박스오피스 수입이 3000만 위안(약 52억원)을 돌파했다고 마오옌이 전했다. 29일 기준 1921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 수가 34만명으로 집계됐고, 지난 27일 하루에만 3만6000명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오옌은 1921을 올해 여름철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최고의 영화로 꼽기도 했다.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거밍저'는 중국 최초로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여 공산당 창당의 이념적 기초를 제공한 베이징대 교수 출신 혁명가 리다자오(李大釗) 전기 영화다. 마오옌은 거밍저는 1921보다 상영관이 적지만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개봉 전부터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현장에서 활약한 의료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중국의사(中國醫生)'는 오는 7월 9일, 6·25전쟁에서 중국과 미국의 전투를 그린 블록버스터 영화 ‘장진호(長津湖)'는 8월에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중국 공산당 역사 다룬 드라마·다큐도 줄줄이 방영
영화뿐만 아니라 공산당 역사를 다룬 드라마·다큐멘터리도 방영되고 있다.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 2∼5월 3개월간 43부작 역사 드라마 '줴싱녠다이(覺醒年代·자각의 시대)'를 방영했다.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드라마는 지난 1915~1921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해 5·4운동과 중국 공산당 창당 등을 소개하며, 마오쩌둥(毛澤東)과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공산당 지도자들의 활동을 다뤘다.
마오옌은 무거운 주제를 다룬 역사물은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지 않는데, 이 드라마는 우수한 작품성 덕분에 젊은 층에서도 인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30세 미만 시청자가 평균보다 1.6배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오수광 중국영화평론학회 회장은 줴싱녠다이의 흥행 비결로 실존 인물에 대한 개성있는 묘사 방식을 꼽았다. 라오 회장은 "무거운 진지함에 매몰되지 않고 볼거리와 오락성을 곁들여 완성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지난 7일 방영된 1936년 부흥사 간부훈련반 학생이 진정한 공산당원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판니저(叛逆者·반역자)', 25일에는 국민당과 공산당의 국공내전 당시 주요 전투 등을 다룬 '다줴잔(大決戰·대결전)'이 CCTV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1990년대 닝샤후이족자치구에서 빈곤 퇴치 사업에 나선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싼하이칭(三海情·삼해정)' 등도 인기를 끌었다.
라디오와 영화, TV 등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맞춰 86개 다큐멘터리를 내보낸다고도 전했다.
라오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으로 중국의 국가 이미지가 향상됐고, 더 많은 젊은 세대들이 영화·드라마 등을 통해 중국의 영광스러운 역사를 배우고 싶어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