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책임이 있는 평가단 관계자와 기관에 인사 조치를 했다. 여기에 경영평가를 총괄하는 기재부 관계자에 대한 문책은 쏙 빠졌다. 기재부는 사태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25일 안도걸 제2차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가결과 수정 및 향후 조치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건씩 있었다.
김 국장은 이어 "평가단 내에서도 평가위원들의 오류를 체크할 수 있는 내부 검증장치가 미흡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외부검증 방법으로 평가 중간보고서에 대한 대상 기관의 이의제기 절차를 운영 중이나, 보안상의 문제로 전체가 아닌 계량지표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의견을 조회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계량지표에서 발생한 오류를 사전에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최종적인 검증은 평가 대상기관이 평가 결과를 통보받는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번 사고도 기관이 결과를 통보받는 과정에서 사후적으로 오류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올해 발생한 오류는 점수 적용을 잘못해서다. 그는 "평가지표 중 사회적 가치 지표와 관련된 평가 배점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각 기관별로 서로 다른 배점을 적용해야 하는데 평가 편람상 기본 점수를 그대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사회적 가치 지표에 기관별로 차등화한 배점을 적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8년부터 운용된 지표다. 올해 발생한 사고는 평가 과정상에 발생한 오류를 평가단이 확인하는데, 내부의 다단계 상호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다.
기재부는 이번 오류에 책임이 있는 준정부기관 평가단 관계자에게 인사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준정부기관 평가단장과 담당 간사, 평가위원은 오류 발생의 책임을 물어 해촉하기로 했다. 조세재정연구원과 평가단 간의 평가 용역 계약 위반 또는 불이행을 근거로 계약 해지, 기성금 삭감 등 예산·회계상 조치도 취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에 기재부 출신 관료가 다수 포함돼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공정성을 강화하는 범위 내에서 본인들이 독립적으로 평가를 하고 있고, 외부에서 이것을 발표하기 전에 사전에 들어가서 검증하거나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