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17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직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전환 논란이 지난 일주일 동안 국제 금융시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과연 연준은 미국 경제가 완전히 건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 이전에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제로(0~0.25%)'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
Q. '매파 연준' 논란, 왜 시작했나요?
A. 논란의 시작은 6월 FOMC 정례회의였습니다. 지난달 대표적인 물가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월 전년 대비 4%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자 일각에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고등'이 켜졌다면서 연준의 정책이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촉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나타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라는 진단을 유지하면서 미국 경제가 완전히 정상 궤도에 들 때까지 완화 방침 국면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해왔습니다.
이런 입장에 대해 월가와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운 동시에, 5월 경제 지표에서도 물가 상승세와 고용 회복 둔화 양상이 뚜렷해지자 연준에 대한 압박도 자연스레 강해졌습니다.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인 FOMC 6월 정례회의 역시 '제로금리(0.0~0.25%)와 18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계획을 유지한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일견에선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각 FOMC 위원의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담은 점도표가 공개되자 금융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6월 FOMC 점도표에서 2022년 금리 인상을 예상한 FOMC 위원이 지난 3월 4명에서 7명으로 늘었고, 11명은 2023년 두 차례나 금리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점도표는 지나치게 불확실하기에 큰 의미를 두지 말라"면서 일단 시장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기존보다 1년이나 앞당겨졌다는 의미로 풀이하고 연준의 제로금리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를 키웠습니다.
Q. 정말로 이제 연준은 '매파'로 돌아섰나요?
A. 이러한 우려에 방점을 찍은 것은 다음날인 18일 돌연 '2022년 말 기준금리 인상론'을 꺼내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였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그간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로 꼽히던 터라, 그의 발언에 시장 참여자들은 크게 당황했습니다.
실제 FOMC 회의 당일이었던 16일과 17일 뉴욕증시 간판 지수인 다우지수는 각각 265.66포인트와 210.22포인트 급락했지만, 불러드 총재의 발언이 나온 18일에는 무려 533.37포인트나 떨어지며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 역시 지난달 21일 이후 최고치인 20.60까지 치솟았습니다.
금리 인상을 점치며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금값도 추락하며 15개월 만에 최악의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고, 채권시장에선 장기물인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단기물인 2년물과 5년물 국채 금리는 크게 오르며 금리 인상 시기에 흔히 나타나는 '플래트닝(Flattening·국채 금리 곡선이 평탄해짐) 거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불러드 총재의 2022년 말 금리 인상 발언은 21일에도 이어졌지만, 다음 날인 22일 연준은 대거 비둘기파 발언을 쏟아냅니다.
이날 파월 의장은 22일 미국 하원 코로나19 위기 특별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라는 경제 진단을 유지하는 동시에 연준의 선제적인 긴축 전환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시장이 우려하는 1970년대 수준의 5%대 물가 상승률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과 실질 인플레이션(actual inflation)·완전 고용(실업률 4% 이내) 회복의 확실한 증거를 확인하기 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재차 약속했습니다.
같은 날 발언에 나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대표적인 매파(긴축 선호 성향) 인사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까지도 연준의 완화 기조를 재차 약속합니다.
특히 이들은 연준이 시행하고 있는 자산 매입 정책이 당초 설계한 대로 잘 작동하고 있으며 주택저당대출채권(mortgage·모기지) 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을 교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며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도 일축합니다.
Q. 그래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언제 올리나요?
A. 이에 따라 FOMC 6월 정례회의 이후 촉발했던 연준의 매파 전환 논란은 일단 종지부를 찍습니다. 연준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테이퍼링에 돌입하고 2022년까지는 제로금리를 유지한 후 2023년에야 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지지한 것입니다.
언론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로이터는 이번 국면을 '건전한 논쟁'으로 평가하면서 "연준이 공식적으로 정책 전환을 준비하기 위한 토론을 시작했다"고 풀이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의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연준이 금융위기 탈출 국면이었던 지난 2013~2014년보다 정책 변화에 대한 준비 작업을 더 잘 수행하고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블룸버그 역시 프랑스 국적의 투자은행(IB) 나티시스를 인용해 조기 긴축 논란을 종결하며 뉴욕증시가 그간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당분간 '리플레이션' 장세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습니다.
리플레이션 상태란 금융시장이 경기 침체에 따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경기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위험성(리스크) 없이 경기가 건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다만 연준이 향후 갑작스럽게 정책 기조를 전환한다면 그때야말로 시장은 긴축 발작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장기적인 변동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투자자들 역시 향후의 기준금리 상황을 놓고 '성장주-가치주 논쟁'을 벌이며 수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지난 3월 인플레이션 추세가 본격화하자 주식 수익률 확보를 위해 성장주(기술주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커 경기 둔화 시기 수익률이 좋은 종목)에서 가치주(경기 상황에 민감해 경제 호황에 수익률이 높은 종목)로 옮겨갔던 투자자들이 이제 다시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투자 전략을 전환할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Q. '매파 연준' 논란, 왜 시작했나요?
A. 논란의 시작은 6월 FOMC 정례회의였습니다. 지난달 대표적인 물가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월 전년 대비 4%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자 일각에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고등'이 켜졌다면서 연준의 정책이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촉구해왔습니다.
이런 입장에 대해 월가와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운 동시에, 5월 경제 지표에서도 물가 상승세와 고용 회복 둔화 양상이 뚜렷해지자 연준에 대한 압박도 자연스레 강해졌습니다.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인 FOMC 6월 정례회의 역시 '제로금리(0.0~0.25%)와 18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계획을 유지한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일견에선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각 FOMC 위원의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담은 점도표가 공개되자 금융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6월 FOMC 점도표에서 2022년 금리 인상을 예상한 FOMC 위원이 지난 3월 4명에서 7명으로 늘었고, 11명은 2023년 두 차례나 금리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점도표는 지나치게 불확실하기에 큰 의미를 두지 말라"면서 일단 시장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기존보다 1년이나 앞당겨졌다는 의미로 풀이하고 연준의 제로금리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를 키웠습니다.
Q. 정말로 이제 연준은 '매파'로 돌아섰나요?
A. 이러한 우려에 방점을 찍은 것은 다음날인 18일 돌연 '2022년 말 기준금리 인상론'을 꺼내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였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그간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로 꼽히던 터라, 그의 발언에 시장 참여자들은 크게 당황했습니다.
실제 FOMC 회의 당일이었던 16일과 17일 뉴욕증시 간판 지수인 다우지수는 각각 265.66포인트와 210.22포인트 급락했지만, 불러드 총재의 발언이 나온 18일에는 무려 533.37포인트나 떨어지며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 역시 지난달 21일 이후 최고치인 20.60까지 치솟았습니다.
금리 인상을 점치며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금값도 추락하며 15개월 만에 최악의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고, 채권시장에선 장기물인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단기물인 2년물과 5년물 국채 금리는 크게 오르며 금리 인상 시기에 흔히 나타나는 '플래트닝(Flattening·국채 금리 곡선이 평탄해짐) 거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불러드 총재의 2022년 말 금리 인상 발언은 21일에도 이어졌지만, 다음 날인 22일 연준은 대거 비둘기파 발언을 쏟아냅니다.
이날 파월 의장은 22일 미국 하원 코로나19 위기 특별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라는 경제 진단을 유지하는 동시에 연준의 선제적인 긴축 전환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시장이 우려하는 1970년대 수준의 5%대 물가 상승률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과 실질 인플레이션(actual inflation)·완전 고용(실업률 4% 이내) 회복의 확실한 증거를 확인하기 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재차 약속했습니다.
같은 날 발언에 나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대표적인 매파(긴축 선호 성향) 인사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까지도 연준의 완화 기조를 재차 약속합니다.
특히 이들은 연준이 시행하고 있는 자산 매입 정책이 당초 설계한 대로 잘 작동하고 있으며 주택저당대출채권(mortgage·모기지) 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을 교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며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도 일축합니다.
Q. 그래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언제 올리나요?
A. 이에 따라 FOMC 6월 정례회의 이후 촉발했던 연준의 매파 전환 논란은 일단 종지부를 찍습니다. 연준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테이퍼링에 돌입하고 2022년까지는 제로금리를 유지한 후 2023년에야 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지지한 것입니다.
언론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로이터는 이번 국면을 '건전한 논쟁'으로 평가하면서 "연준이 공식적으로 정책 전환을 준비하기 위한 토론을 시작했다"고 풀이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의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연준이 금융위기 탈출 국면이었던 지난 2013~2014년보다 정책 변화에 대한 준비 작업을 더 잘 수행하고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블룸버그 역시 프랑스 국적의 투자은행(IB) 나티시스를 인용해 조기 긴축 논란을 종결하며 뉴욕증시가 그간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당분간 '리플레이션' 장세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습니다.
리플레이션 상태란 금융시장이 경기 침체에 따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경기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위험성(리스크) 없이 경기가 건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다만 연준이 향후 갑작스럽게 정책 기조를 전환한다면 그때야말로 시장은 긴축 발작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장기적인 변동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투자자들 역시 향후의 기준금리 상황을 놓고 '성장주-가치주 논쟁'을 벌이며 수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지난 3월 인플레이션 추세가 본격화하자 주식 수익률 확보를 위해 성장주(기술주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커 경기 둔화 시기 수익률이 좋은 종목)에서 가치주(경기 상황에 민감해 경제 호황에 수익률이 높은 종목)로 옮겨갔던 투자자들이 이제 다시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투자 전략을 전환할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