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내년 소득분부터 적용되는 가상자산(코인) 과세 조치에 대해 유예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정대로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는 23일 오후 국회 경제 부문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의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유예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변화한 입장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총리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라는 조세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이 의원이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말하기 이전에 (투자자) 보호 없는 과세는 공정하지 않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의에 김 총리는 "거래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것은 감내해주셔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코인 과세에 대한 유예 불가 입장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일정 기간 논의하고 그 이후에 과세하는 방법도 있다. 유연한 접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과세 결정은) 지난해 갑자기 결정한 것이 아니고 2~3년 전부터 과세 인프라를 갖추면 과세에 나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세 시기를) 다시 조정하면 시장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조세 형평상 (세금을) 부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총리는 코인 시장에서 불법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정부 조치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주환 의원은 "경찰청 자료를 보면 (코인 시장에서) 불법행위에 따른 피해금액만 5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정부가 그간 대응을 잘했다고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김 총리는 "부족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선의의 피해자를 줄여나가는 것이 정부의 현재 목표"라고 답했다. 김 총리는 "앞으로 (코인) 거래 자체가 투명해야 하고, 거래소는 여러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