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번달 초부터 반포주공1단지(3610가구)와 신반포 18차(182가구)가 이주를 시작했다. 하반기까지 서초에서만 약 5000가구 규모 이주 수요가 예상된다.
이는 이번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앞으로 6개월간 서울 전체에서 예정된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 1만1133가구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구반포역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서초그랑자이나 방배그랑자이 등등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긴 하는데, 임대매물 없이 대부분 실거주 위주라 이주물량을 받아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에서 강화된 양도세 비과세 요건과 실거주 조건으로 바뀐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인한 결과다.
B공인 대표는 "신규공급 중 10가구 중 1~2가구 정도만 전세로 나오고 나머지는 실거주라 보면 된다"며 "전세가 워낙 귀해서 입주장에 전셋값이 폭등하는 신기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첫 입주 조건으로 나온 서초그랑자이 전용면적 84㎡ 호가는 비교적 전세 공급량이 한 번에 쏟아지는 입주 시기임에도 17억~18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는 인근 단지인 래미안서초에스티지 같은 평형대의 지난 3월 전세 실거래가인 14억원을 크게 웃도는 정도다.
과거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의 경우 입주가 시작된 2019년 1월경 전셋값이 시세보다 최대 3억원 이상 저렴한 4억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입주장에 전셋값이 주변 시세보다 높게 형성된 사례가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앞으로 입주물량이 계속 감소세에 있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오는 2022년 1만3132가구에서 2023년 1만1723가구, 2024년 3742가구로 급감한다.
내년 초부터 이주·철거 절차에 들어갈 한남3구역 한 곳에서만 조합원(원주민)이 3880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신반포역 인근 C공인 대표는 "임대차3법으로 기존 전세 갱신은 많아지고 총 입주 물량은 줄어들고, 실거주자 비율은 높아지고 아주 전세난이 심해지는 요인만 가득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서울에서 공급을 책임질 신규 정비사업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재건축 첫 번째 단계인 ‘정밀안전진단’에 대한 적정성 검토 제도가 신설된 지난 2018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총 19건의 심사 중 4건만 통과했다.
이 제도가 만들어지기 전 서울에서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3년간 총 56개 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재건축사업을 시작했다.
적정성 검토 제도는 광역지자체(특별시·도)가 선정한 정밀안전진단 업체의 조사 결과를 국토부 산하기관이 다시 따져보는 절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