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2년 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도 유사한 철거건물 붕괴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 7월 4일 오후 2시 23분께 잠원동 한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 건물이 철거 도중 무너졌다.
건물 지지대가 파손돼 외벽 30여t 가량이 공사구역 바깥쪽으로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4대가 건물 잔해에 깔렸으며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철거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현장소장과 감리보조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건축주 2명과 감리자, 굴착기 기사, 명목상 철거업체 대표, 건축주 업무대행 대리인 등 6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로부터 2년 뒤인 2021년 6월 9일 광주광역시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져 바로 앞 도로 버스 정류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참사로 버스 후면부가 크게 손상돼 뒤쪽에 탄 9명은 모두 사망했고 앞쪽에 탔던 8명은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5층 건물 꼭대기 층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건물 옆에 토산을 쌓고 그 위에 굴삭기를 올려 철거하는 중 이상한 소리가 나자 작업자들은 곧바로 대피했고 곧이어 건물이 무너진 것이다.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도 잠원동 사고처럼 철거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사업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철거를 맡은 하도급업체의 법적 책임과 불법 재하도급 의혹 등에 대한 수사도 전망된다.
특히 도로(보도·차도)와 인접한 현장의 철거방식과 안전 펜스 설치, 보행자·차량 차단 매뉴얼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철거 현장 신호수 배치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있지만, 비슷한 대형 참사가 끊이지 않으므로 안전 수칙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