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종가 기준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1986.52달러로 전일 대비 0.02% 상승했다. 지난 1일에는 1916.08달러를 기록하면서 1900선을 재돌파했다. 금값은 지난달부터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램(g) 기준으로 지난 3일 가격은 6만7900원을 기록했다. 전일(6만7990원) 대비 0.21% 상승한 수치다. 지난달 26일에는 6만8430원까지 올랐는데, 올 들어 최고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가상화폐 급락에 따른 반사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상화폐 가격은 지난달부터 극심한 조정장을 겪고 있다. 일례로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월 한 달간 무려 35.6%나 떨어졌다.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소식에다 중국과 미국의 규제 움직임 등이 겹친 결과다. 이날 가격 역시 전일 대비 5%가량 급락했다.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가 가상화폐와 관련한 주요 사용자 계정을 차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악재로 작용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들어 비트코인 신탁의 자금이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금 상품으로는 자금 유입이 늘어났다“며 ”최근 비트코인으로 옮겨갔던 인플레 헤지(위험회피)용 금 투자 수요가 돌아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이 판매한 금 통장 잔액은 3일 기준으로 7059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5966억원)보다 18.3%나 증가한 수치다. 4월 말(6480억원)과 비교해도 8.9% 늘었다. 금 통장은 0.01g 단위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금융투자상품이다. 통상 금에 대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분류된다.
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액도 71억2500만원에 달했다. 작년 5월 판매량(31억1500만원)과 비교했을 때, 129%나 급증한 수준이다. 직전 달 판매량인 66억1500만원과 비교해도 7.7% 늘었다. 골드바는 최소 10g 이상부터 구매할 수 있는 현물 상품으로, 직접투자 영역이다.
당분간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분산투자 차원에서 금 투자에 나서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금 통장의 경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