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소형 아파트(전용 60㎡)가 '10억 클럽'에 진입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대형(전용 184㎡) 아파트 일부는 30억원 거래선도 뚫렸다. 소형 10억원, 중대형 30억원 거래는 강남권을 제외하면 보기 드문 액수의 거래라, 이 같은 움직임이 전국 부동산 상승장의 도입부가 될지 주목된다.
6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시 등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전용 60㎡는 지난 4월부터 거래되는 족족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준공 43년차를 맞은 이 단지의 소형 60㎡는 지난 4월 21일 10억98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뒤 같은 달 30일에는 11억9500만원에 거래돼 11억원대로 손바뀜했고, 지난달 24일에는 12억2500만원에 거래돼 또다시 신고가를 썼다.
부산뿐 아니라 강원, 대구, 제주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방에서도 10억 클럽에 진입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강원 속초시 동명동 디오션자이 전용 131㎡의 분양권은 지난달 16억9008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13억4838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5개월 만에 3억4000만원 오른 셈이다. 제주시 연동 옛 대한항공 사옥 자리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는 지난달 전용 145.68㎡ 분양권이 14억7410만원, 전용 154㎡의 분양권은 15억5910만원에 거래됐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는 국민 면적인 전용 84㎡가 16억원을 돌파하는 등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범어 전용 84㎡는 지난 4월 6일 10억4100만원 거래를 시작으로 같은 달 9일 14억9000만원, 13일 15억4000만원에 릴레이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6억원에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특히 이 단지 전용 118㎡는 지난 4월 2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방에서 신고가를 달성한 뒤 다시 서울로 수렴하는 부동산 상승장 패턴 초읽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도 수급불균형이 누적되면서 수요자들이 몰린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국 주택건설 인·허가 건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5만4431건에서 지난해 45만7514건으로 약 31%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도 입지가 확실한 지역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상승폭이 커졌다"면서 "서울 강남과 마·용·성, 경기 과천·판교 등 상징적인 지역이 아닌 지방에서 소형 평수가 10억원을 돌파하고 20억, 30억원 단지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나타났던 전국 부동산 상승장의 도입부로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지방의 경우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하면 급격한 조정장이 오는 만큼 정부가 빠른 공급을 통해 시장 불안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