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사업자 중 증권사 간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 면제 경쟁에 중소형 증권사들도 합류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IRP 계좌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KB증권은 다음 달 중순부터 비대면 IRP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점에서 IRP 계좌를 개설한 경우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리츠 등에 50% 이상 투자한 고객의 수수료를 면제한다.
이로써 IRP 계좌 수수료를 면제하는 증권사는 기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 등을 포함해 총 5곳으로 늘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속속 IRP 계좌 수수료 면제 경쟁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수수료 면제를 검토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이르면 다음 달 말께 수수료 면제를 시행할 계획이며 대신증권의 경우 약관변경 등의 작업을 거쳐 이달 중 적용할 예정이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면제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IRP 수수료 면제 여부를 검토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다른 증권사와의 차별화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IRP 수수료 면제 대상을 신규 가입 고객에서 기존 고객으로 넓힌데 이어 비대면 채널 가입에서 대면 채널 가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이 중 유안타증권은 기존 및 신규 고객 여부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채널 구분 없이 IRP 고객 모두에게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여러 증권사가 이미 기존 고객에 대해서도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비대면뿐만 아니라 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한 고객으로도 넓어지고 있어 다른 증권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어떻게 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IRP 적립금 규모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증권사 비중도 늘고 있는 만큼 고객 및 적립금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255조5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15.5%(34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IRP 적립금은 2019년 25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4조4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IRP 중 증권사 점유율은 같은 기간 20.0%에서 21.9%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