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손정민씨(22) 사건을 둘러싼 가짜뉴스와 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유튜버 만행이 잇따르고 있다. 손씨 실종 사고가 발생한 지 한달.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에 경찰 수사가 역부족인 가운데 가짜뉴스 대응으로 인한 불필요한 혼선까지 빚어져 사람들 눈살이 찌푸려진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초경찰서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퍼지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해 위법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검토하는 것이다. 사실관계에 따라 혐의를 적용할지 최종 결정한다.
이들 영상 대부분은 손씨 친구 A씨가 손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하거나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렇게 '믿거나 말거나'로 만들어진 영상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정치 문제를 다루던 유튜버들도 최근에는 손씨 사건 위주로 영상을 올리며 조회수를 높이고 있다. 유튜브에서 조회수는 곧 수익 창출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손씨 부친인 손현씨(50)가 의혹을 품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3자가 A씨를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금전 목적이라면 더욱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거짓 사실을 드러내 타인 명예를 훼손할 경우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도 이날 가짜뉴스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실체적 진실 발견이 우선이며, 가짜뉴스에 대해선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고소·고발 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여전하다. 포털사이트 카페를 기반으로 한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은 25일 오전 11시 서초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개설된 반진사는 이날 현재 회원 수가 1만여명에 이른다.
반진사 운영자는 지난 23일 오후 카페 글을 통해 "경찰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루 빨리 진실을 밝혀 달라는 선량한 유튜버와 일반 시민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만 거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손씨 유족과 A씨 측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손현씨는 "사람이 모이다 보면 그걸 이용하려는 분들도 있고 각자의 생각이 틀리다(다르다) 보니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며 "그걸 해결해 나가는 게 우리 사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저희 입장을 해명하는 것은 결국 유족과 진실공방을 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소한 억측이나 오해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절로 해소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