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디지털 달러…암호화폐 시장 영향 주시
암호화폐 시장 혼란 속에서 미·중 디지털화폐 경쟁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연준 홈페이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올여름 디지털 달러 도입 논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디지털 위안 출시 등 주요국이 디지털 통화 속도전으로 연준을 더욱 자극했을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달 애틀랜틱위원회의 지오이코노믹스센터 이사로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디지털 통화 출범 프로젝트를 도왔던 조시 립스키는 본격적으로 디지털 통화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 결산] 44조원 보따리 풀고 백신·반도체 동맹 업그레이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등 3박 5일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문 대통령의 방미 성과는 ‘44조원 돈 보따리를 풀고, 미국과 백신‧반도체 동맹을 강화했다’고 요약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171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과학‧기술 협력, 생산 및 관련 재료의 글로벌 확대 등 중점 부문을 포함한 국제 백신 협력을 통해 전염병 공동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성과도 나왔다. 순방에 동행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는 22일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외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 원액을 들여와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정부와 모더나는 백신 위탁생산, 연구 개발협력 및 한국 내 투자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주한미군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는 한국군 55만명에 대해 백신을 직접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영국·러시아 CBDC 뛰어들고...일본도 기술 검토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 본격화한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도 CBDC 발행 논의에 뛰어들고 있다. 영국과 러시아가 최근 CBDC 시범 운영 계획을 밝히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주목을 끌었다. 일본과 스웨덴은 개념증명(PoC)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과 러시아의 CBDC 운영 계획은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영국 재무부는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과 CBDC 시범 업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파운드화, 이른바 '브리트코인(Britcoin)' 발행 계획 검토를 공식화한 것이다.
개념상 브리트코인으로 결제하면 다른 금융기관의 중개 없이 돈을 보낼 수 있다. 다만 영란은행은 브리트코인이 지폐나 동전과 같은 현금이나 기존의 은행 계좌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CBDC 도입 계획을 구체화했다. 러시아 연방 중앙은행의 올가 스코로보가토 부총재는 지난 4월 8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1분기 디지털 루블 사용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전세계 65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6%가 CBDC 장단점을 분석 중이며, 일부 중앙은행은 발행 가능한 디지털 화폐를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향후 3년 안에 CBDC를 발행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인구 기준으로 전 세계의 5분의 1에 달할 전망이다.
◆CBDC 도입, 갈길 먼 한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두고 전 세계에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은행은 올해 안에 모의 실험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발행 여부는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 CBDC를 발행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제도적 장애물도 많다.
현재 한은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발행 여부와 별개로 CBDC가 도입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사항을 검토한다는 취지다.
한은이 밝힌 'CBDC 연구 추진 단계'에 따르면 관련 계획은 CBDC의 설계와 요건을 정의하고 구현기술을 검토하는 1단계, 업무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구축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2단계, 파일럿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하고 시험하는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8월 한은은 1단계를 마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2단계 사업까지 완료했다. 한은은 다음달부터 내년 1월까지 본격적으로 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상환경 테스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바-모더나, SK바사-노바백스 협력에···韓 백신기지 급부상
우리나라와 미국 간 ‘백신 협력’의 닻이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모더나와 노바백스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백신 생산 협력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계약에 따라 국내 백신 수급에 숨통을 틀 뿐만 아니라,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 기지로 주도권을 쥐는 데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정상이 22일(현지시간) 양국 간 백신 파트너십 구축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백신의 개발과 생산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약에 따라 모더나 백신의 원료 의약품을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만드는 완제 공정에 대한 기술 도입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울러 회사는 오는 3분기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백신 수억회 분량에 대한 바이알(유리병) 무균 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전 세계 백신 긴급 수요에 대응해 올해 하반기 초에 상업용 조달이 가능하도록 신속한 생산 일정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업계 평균 6개월 걸리는 기술이전부터 검증용 배치 생산까지의 기간을 2∼3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4000ℓ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4공장 완공시 총 62만ℓ)을 갖춘 글로벌 1위 위탁생산 업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백신을 처음 위탁생산하게 된다. 그동안 잇단 글로벌 수주로 의약품 위탁생산 기술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백신 생산 역시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