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美 반도체 빅딜] ‘백신 스와프’ 끌어낼 카드는 결국 반도체

2021-05-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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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계열사 활용해 ‘백신외교’ 선봉장 나설지 주목

21일(현지시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논의되는 ‘백신 스와프’와 관련해 ‘반도체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맞춰 한국 기업이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그 반대 급부로 ‘백신 스와프’를 끌어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삼성이 계열사를 활용해 이른바 ‘백신 외교’의 선봉장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백신 수급난을 해결할 카드로 백신 스와프가 화두로 부상했다.

백신 스와프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공급 여력이 충분한 미국이 한국에 백신을 우선 빌려주고, 추후 한국이 확보한 백신으로 이를 돌려준다는 개념이다.

한국 정부는 이미 1억9200만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 그러나 국내에 백신이 공급되는 시기가 대부분 하반기에 몰려 6월까지 공급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스와프를 통해 급한 불을 끈 뒤 추후 남은 계약 물량을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백신 스와프, 백신 공급 추가 계약, 한국의 백신 허브화 등이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기업의 대미 투자 규모가 이번 백신외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경제계 관계자들은 반도체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다면 한국 정부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는 한·미 정상회담보다 하루 앞선 2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주재 ‘반도체 공급망 점검 회의’에 참석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회의에서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관련 신규 투자 계획을 공개하고, 다음날 개최되는 정상회담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현재 다양한 부지를 후보지로 놓고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 기간 오스틴 공장 증설을 발표하면서 계열사를 활용해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방안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가 한·미 백신 스와프와는 별개로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위탁생산 관련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증설에 나서고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이라는 반대급부를 취하는 그림이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는 것.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과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 관계사 경영진이 미국 출장에 합류하면서 이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삼성이 계열사를 활용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고 백신 위탁생산을 받아오는 거래를 성사시킨다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법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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