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 이상인 성급 지방정부는 11곳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과 상하이가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경제 규모가 큰 동부 연안 지역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동부 연안 강세 여전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말 중국의 1인당 GDP(1만261달러)는 처음으로 1만 달러대에 진입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서 1인당 GDP가 1만 달러 이상인 지역은 11곳이다.
지난해 GDP를 인구수로 나눈 뒤 연평균 환율(달러당 6.8974위안)을 적용한 수치다.
1위 베이징(2만3908달러)과 2위 상하이(2만2560달러)만 2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어 동부 연안의 장쑤성(1만7573달러), 푸젠성(1만5323달러), 톈진(1만4726달러), 저장성(1만4508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베이징과 상하이는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금융, 첨단기술 연구개발(R&D) 산업이 발달해 고소득 업종이 몰려 있는 곳이다.
딩창파(丁長發) 샤먼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제일재경에 "장쑤성은 대외개방도가 높고 상하이 경제권이라 낙수 효과도 크다"며 "푸젠성은 경공업과 중공업이 고르게 발전해 최근 수년간 GDP 규모가 계속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광둥성의 1인당 GDP는 1만2743달러로 7위에 머물렀다. GDP 규모가 중국 최대인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펑펑(彭澎) 광둥성 체제개혁연구회 회장은 "광둥성은 인구(1억2601만명)가 많고 지역 간 발전 격차가 크다"며 "주장삼각주(珠江三角洲)는 발전 수준이 장쑤·저장성 못지 않지만 광둥성 서북부는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광둥성 내 메이저우(梅州)와 허위안(河源), 제양(揭陽) 등의 도시는 전국 평균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펑 회장은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곳도 광둥성에 있고 가장 가난한 곳도 광둥성에 있다"고 표현했다.
◆충칭·후베이 약진 눈길
1인당 GDP 1만 달러 이상인 11개 지방정부 중 8~10위는 중서부 지역이 차지했다.
충칭(1만1309달러)과 후베이성(1만906달러), 네이멍구자치구(1만466달러) 순이다.
예칭(葉靑) 중난재경정법대 교수는 "충칭과 후베이성은 오래된 공업 기지라 경제적 기초가 탄탄하고 동남부 연안 산업 지대와의 상호보완적"이라며 "동남부의 산업들이 대거 충칭과 후베이성으로 이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뉴펑루이(牛鳳瑞)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충칭과 (후베이성 성도인) 우한은 대학 등 고등 교육기관 자원이 풍부해 최근 들어 종합적인 우위가 부각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서부 대개발 사업이 본격 추진된 이후 충칭과 후베이성에 국가급 프로젝트가 몰린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네이멍구자치구는 넘쳐나는 에너지 자원 덕에 GDP 규모가 크지만 인구는 적어 1인당 GDP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가장 낙후한 곳은 간쑤성으로 5225달러에 그쳤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4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밖에 구이저우성(6702달러), 광시좡족자치구(6408달러), 헤이룽장성(6236달러) 등도 6000달러를 밑돌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