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 동향]'남초' 심각 광둥, 가장 늙은 랴오닝

2021-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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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성 10년새 2170만명 늘어

동북 3성 1101만명 감소 우려

랴오닝 등 12곳 고령사회 진입

베이징 10명 중 4명 대졸 학력

[그래픽=이재호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중국의 인구 센서스 결과가 발표됐다.

인구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일부 외신의 전망과 달리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178만명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전체 추이와 더불어 지역별 인구 증감폭과 성비, 고령화 비율, 학력 수준 등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향후 중국의 정치·경제·사회적 판도와 지방 정책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인 까닭이다.

◆광둥성 급증, 동북 감소세 심각

이번 조사 결과 인구 1억명을 넘은 지역은 광둥성(1억2601만명)과 산둥성(1억152만명) 등 2곳이었다.

이어 허난성이 9936만명으로 1억명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내 31개 지역 중 25곳의 인구가 증가했다. 10년 전 조사 때와 비교해 인구 증가폭이 큰 지역은 광둥성(2170만명), 저장성(1014만명), 장쑤성(608만명), 산둥성(573만명), 허난성(534만명) 등의 순이었다.

동부 연안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세가 여전하다는 게 확인됐다.

반면 동북 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은 심각한 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지역의 인구 총합은 9851만명,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98%로 집계됐다. 10년 전보다 1.2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감소폭은 1101만명에 달한다.

헤이룽장성(3185만명)은 10년 전보다 646만명 줄어 중국에서 감소폭이 제일 컸다.

닝지저(寧吉喆)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은 동북 3성의 인구 감소세에 대해 "자연·지리 환경과 출산율 수준, 경제·사회적 발전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말했다.

기후 조건 등이 엄혹한 데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구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비·고령화 양극화 진전

동북 3성의 젊은 남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동부 연안으로 향하다 보니 중국 특유의 남초(男超) 현상에서 비켜나 있다.

지린성과 랴오닝성의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는 각각 99.69와 99.70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헤이룽장성도 100.35로 전체 평균(105.07)을 크게 밑돈다.

한 전문가는 "동북 지역은 한 자녀 정책을 가장 충실히 이행해 왔으며 경제적 요인 때문에 남성 인구 유출이 많다"며 "남성보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더 긴 것까지 더해져 여초 현상이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남초가 심각한 지역은 광둥성(113.08)과 하이난성(112.86), 시짱자치구(110.32) 등이다. 산술적으로 남성 10명 중 1명은 배우자를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노동력 이동은 지역별 고령화 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젊은 남성 인력 유입이 많은 광둥성의 경우 생산가능인구가 밀집해 있는 15~59세 연령대 비율이 68.80%로 중국에서 가장 높았다.

베이징(68.53%)과 상하이(66.82%) 등 대도시도 전체 평균(63.35%)을 크게 웃돌았다.

중국에서 가장 늙은 지역은 랴오닝성으로 나타났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랴오닝성의 65세 인구 비율은 17.42%로 초고령사회에 근접한 상태다. 당연히 중국 내 최고치다.

중국 전체로는 랴오닝성을 포함해 쓰촨·장쑤·지린·헤이룽장·산둥·안후이·후난·후베이성과 상하이, 충칭, 톈진 등 12곳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국가통계국은 "고령화가 진전하고 노동 인구 비중이 감소하면 경제 잠재 성장률이 하락하게 된다"며 "인구 보너스가 약화하고 양로·의료 등 사회보장 서비스 관련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베이징 시민 10명 중 4명 대졸자

인구 10만명당 대학(전문대 포함) 이상 학력 소유자는 2010년 8930명에서 지난해 말 1만5467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인구 중 15.47%가 대졸자다.

수도 베이징은 이 비율이 41.98%로 중국 최고다. 베이징 인구 10명 중 4명 이상이 대졸자인 셈이다.

이어 상하이(33.87%)와 톈진(26.94%) 등의 순이었다. 네이멍구자치구(18.69%)와 장쑤성(18.66%), 산시성(18.40%), 랴오닝성(18.22%) 등도 18%를 상회했다.

3대 직할시가 대졸자 비율 1~3위를 차지한 건 도시화율과 관련이 깊다. 세 도시 모두 도시화율이 80% 이상이라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동북의 랴오닝성과 중서부 산시성 등의 비율이 높은 건 계획경제 시대에 중화학 공업 육성 차원에서 관련 대학을 대거 설립한 영향이 크다.

눈에 띄는 건 젊은 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경제 규모도 가장 큰 광둥성의 대졸자 비율이 15.70%로 13위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뉴펑루이(牛鳳瑞)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개혁·개방 이후 광둥성은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며 "산업구조상 제조업에 소요되는 노동력은 중고교 졸업자가 주력을 이룬다"고 분석했다.

펑펑(彭澎) 광둥성 체제개혁연구회 회장도 "(광둥성의) 많은 기업들이 근로자에게 요구하는 학력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며 "전문대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정도면 충분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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