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 사망 사건과 관련, 손씨 친구 A씨를 둘러싼 오해와 의심이 커지는 가운데 A씨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따르면, 지난 15일 개설된 '친구A 보호 모임'이란 제목의 오픈채팅방에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약 200명의 참가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어 "현재 A씨는 본인 학업을 중단했고, 그의 아버지는 직장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경찰이 (손씨를) 실족사로 수사를 종결한다 해도 A씨를 향한 공격이 사그라질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속한 수사종결 △종결 후 A씨 가족의 온전한 일상 복귀 △유튜버들의 무분별한 추측성 콘텐츠 양산 차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모임이 등장한 배경에는 최근 온라인상에 A씨와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 앞서 온라인에는 A씨 아버지가 전 강남경찰서장이라거나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라는 내용의 글이 퍼졌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 아버지가 근무하는 병원이라며 서울 소재 한 개인병원 이름이 공개되자 이 병원 포털사이트 페이지에는 '별점 테러'가 쏟아졌다. '살인범 가족', '의사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악성 댓글도 계속됐다.
이 채팅방의 한 참가자는 "증거와 증인, 목격자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 사건은 의혹과 추측만으로 A씨를 향한 도 넘은 신상털이와 위협 등이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글을 남겼다.
한편, 이날 A씨 측은 손씨 실종 이후 약 3주 만에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A씨 법률대리인인 정병원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A씨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A씨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도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아직은 고인을 추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입장 표명은 경찰 수사 종료 이후에 하겠으며, 이런 입장조차도 보도하지 말아 줄 것'을 언론에 부탁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주 토요일(15일) 어느 프로그램에서 보도했다. 이로 인해 마치 저희가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어 불가피하게 입장문을 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