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사업 발굴을 위한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G9)를 비롯한 생명바이오, 화학계열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포함해 유통과 함께 그룹의 양대 축인 화학계열사까지 두루 살피며 현장 경영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미 신 회장은 미국 뉴욕 팰리스호텔, 하이마트, 삼성 화학 계열사 등 국내외 30여건의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롯데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2004년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롯데손해보험) △2008년 케이아이뱅크(롯데정보통신) △2009년 두산주류(롯데주류) △2010년 바이더웨이(코리아세븐) 등이 손꼽힌다.
신 회장은 롯데어워즈, 야구장에 이어 계열사 매장을 찾는 등 현장에서도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그룹 오너로서 직접 현장을 살피며 임직원을 독려하는 동시에 실적 저하로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지난달 10일 일본에서 귀국해 23일 자가격리가 끝나자마자 올해 처음으로 신설한 ‘롯데어워즈’ 시상자로 나서면서 국내 경영 활동을 본격화 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6년 만에 잠실 구장을 찾아 롯데자이언츠 경기를 관람하는 등 선수들을 응원하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당시 행보에 대해서는 ‘SSG랜더스’ 야구단을 창단하며 클럽하우스 등에서 롯데에 도발을 해온 유통라이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신 회장은 이달 8일 소수 수행원만 대동한 채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압구정점을 찾아 점검에 나섰다.
신 회장의 롯데하이마트 매장 방문은 지난해 메가스토어 잠실점에 이은 두 번째다. 메가스토어 압구정점은 지난 3월 재오픈한 이후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로 집객에 성공하며 3주 만에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신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자금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롯데쇼핑은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지분 15%를 롯데물산에 매각해 8300억원의 실탄을 마련했고, 그에 앞서 롯데리츠에 부동산 등을 양도하며 자금을 마련해 현금성 자산을 2조7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신 회장이 다음 달로 한달 연기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사활을 거는 것은 이커머스 분야 성패에 따라 향후 그룹의 흥망성쇠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롯데는 3조원을 투입해 지난해 4월 ‘롯데온(ON)’을 론칭했지만 거래액이 7조6000억원에 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 회장은 이 외에 인적투자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영입한 나영호 부사장을 롯데온 대표에 앉힌 게 대표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과 국내를 오가며 ‘셔틀경영’을 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그룹 먹거리 확보를 위해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신 회장이 보여준 저력을 믿는 만큼 값진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