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8%는 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4%대 성장을 소폭 하회한다. 성장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수의 반등이 절실한데 이는 집단면역을 얼마나 빨리 달성하느냐가 관건일 전망이다.
KDI는 13일 '2021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지난해 전망 대비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민간소비가 더 빠르게 회복되기 위한 대전제는 집단 면역 달성이다. KDI는 전망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 속도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고 짚었다. 코로나19 확산이 제어돼 낮은 방역단계가 유지되고 백신 공급 여건이 개선되면 대면서비스업에서도 반등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백신접종 대상자 전원이 1차 접종을 마치는 시기를 11월에서 9월로 2개월 앞당긴다고 밝혔다. KDI는 이번 경제전망을 하면서 집단 면역 달성 시점을 당초 예정됐던 연말로 설정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3.8%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숫자로 그 이상이나 이하가 안된다는 게 아니다"라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숫자라고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한 "백신이 충분히 빨리 보급돼 제시한 것보다 민간소비가 더 빠르게 올라가면 (성장률도) 더 나은 숫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4% 성장을 목표로 하는 데 대해서는 "일반론적으로 전망기관에서 하는 전망보다 정부에서 하는 전망에는 정책의지가 강하게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경기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거나 유가의 상승도 성장률의 경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실장은 "하반기 경기진작책의 내용을 알기 어려워 전망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대규모로 이뤄질 경우 전망치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방역조치가 더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재정지출을 더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취약계층에 집중해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는 올해 연평균 60달러를 전제했으나 상승폭이 더 커질 경우 물가상승률을 소폭 끌어올릴 수 있다. 경제성장률은 유가 상승 요인이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측 원인이라면 긍정적으로, 공급 등 다른 원인인 경우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의 성장률 전망은 민간소비가 회복된다는 전제 하에 3%를 예상했다. 지난해와 올해의 평균 성장률은 1.4%, 내년의 3% 성장까지 합한 3년 간의 평균 성장률은 1.9%다. 정 실장은 "내년까지 가더라도 기존의 성장경로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