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경제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TCL그룹 계열사인 TCL가전은 10일 공시를 통해 호마의 경영권을 손에 넣으면서 실질적인 지배주주가 리둥성 TCL 창업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4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TCL가전이 결국 호마를 품에 안게 된 것이다. 앞서 1월부터 TCL가전은 호마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TCL가전은 호마의 반대에도 호마 이사회에 TCL가전 관계자를 참여시키며 장악력을 높였다. 10일 기준 호마의 지배주주 구조를 보면 TCL가전이 호마의 지분 24.19%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TCL가전은 호마의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2년 안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특히 TCL가전이 앞으로 3년 안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을 통한 우회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호마에 TCL가전 관계자를 전면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은 83억4513만 위안(약 1조4578억원)으로, 2842억 위안 남짓의 메이디그룹 등 다른 중국 대형 가전업체와 비교하면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호마는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거둬들일 정도로, 중국보단 해외에서 영향력이 크다. 2019년 기준 11년 연속 중국 냉장고 수출 시장에서의 1위, 12년 연속 아시아 시장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TCL은 호마 인수로 백색 가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수 시장이 위축돼 TCL의 주력 상품인 TV 매출이 하락했다. TCL로선 자구책으로 다른 백색 가전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올뷰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가전제품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7056억 위안을 기록했다. 제품별로 에어컨, TV, 세탁기의 매출이 각각 21.9%, 11.7%, 6.2% 감소했다. 그나마 냉장고는 1.4%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한편 TCL가전이 호마의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호마 주가는 이날 일일 상한폭 10%까지 치솟아, 장중 한 때 거래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