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에서 겨우 5m 떨어진 길에 시내버스가 매일 15분 간격으로 128번 다닌다. 버스에서 발생한 소음과 매연으로 입은 피해를 배상 받을 수 있을까?
소음에 대해서만 배상이 결정되고 매연은 인정되지 않았다. 매연이 극히 적은 압축천연가스(CNG)여서다.
이 사건은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에 거주하는 주민 2명이 인근 시내버스 회차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매연·먼지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광주광역시와 A버스운송사업조합, B운수회사를 상대로 피해 배상을 요구한 건이다.
신청인은 2006년부터 거주지 인근에 5m 정도 떨어져 있는 회차지에 진입하는 버스에서 배출되는 매연·소음으로 수면에 방해를 받고,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정신적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버스는 평일 기준 하루 8대가 13~17분 간격으로 128회 오갔다.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운수회사는 민원에 따라 회차지 이전을 검토했으나 대체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회차지 노면을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회차지 경계부에 360그루의 나무를 심는 등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위원회는 객관적인 상황 파악을 위해 소음·진동 전문가를 통해 현지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야간 소음도는 54dB(A)로 수인한도(45dB(A))를 초과해 이로 인한 정신적 피해의 개연성을 인정했다.
단, 주민들의 매연·먼지로 인한 피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시내버스가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매연 발생이 극히 적고, 3년간 운행 자동차 배출가스 정기 검사 결과 일산화탄소·탄화수소 모두 기준 이내인 점 등을 고려했다.
이에 위원회는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운수회사가 공동해 총 184여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주민들이 불편을 겪은 소음 크기와 실제 피해 기간, 시내버스 운행에 따른 공공의 편익, 회차지 노면 아스팔트 포장과 주차 방식 변경 등의 피해 저감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도로·철도 등 교통 분야에서 발생하는 환경 피해의 구제를 위해 적정한 조정 방안을 연구하고 피해 배상액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진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지자체에서 버스 회차지에 대한 적정한 입지를 선정하고 운영할 때 방음벽 설치 등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라며 "매연이 발생하지 않고 저소음으로 운행이 가능한 무공해차를 조기에 도입하는 노력을 한다면 불필요한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