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치원 무상급식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작한 지 약 10년 만이다. 과거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태도를 바꿨다.
현재 서울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은 한때 대표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약으로 꼽혔다. '선별'과 '전면' 사이에서 여야가 대치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2010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의회가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자 거세게 비판했다. 이듬해 8월 서울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전면 시행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율은 25.7%로, 성립 요건(33.3%)에 못 미쳐 개표조차 하지 못했다. 오 시장은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당선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공립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그리고 2012년 공립초교 전체와 중학교 1학년으로 무상급식 대상이 확대됐다. 중학교 2학년은 2013년, 중학교 3학년은 1년 뒤인 2014년부터 무상급식 복지를 누렸다.
다만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 도입되기에는 시간이 꽤 걸렸다. 무려 5년 후인 2019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이 무상급식 대상에 포함됐다.
국·사립초등학교와 국제중학교도 불과 2년 전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또 특수학교를 비롯한 고등학교 2학년은 지난해부터, 고교 1학년은 올해 무상급식을 하면서 전체 초·중·고 학생이 무상급식 테두리 안에 들었다.
급식 기준단가는 초교 4898원, 중학교 5688원, 고교 5865원, 특수학교 5472원이다. 올해 무상급식 예산은 7271원으로 서울시가 30%, 25개 자치구 20%, 교육청이 50%를 각각 부담한다.
여기에 유치원까지 더해져 서울 지역 무상급식은 날개를 달게 됐다. 오 시장이 '선별적 복지'에서 생각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그는 '평소 철학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복지 정책이 수십·수백가지인데 개별적인 복지정책 사안마다 선별이냐, 보편이냐를 따지는 것은 이제 의미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어린이집 간식·급식비 현실화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시의회와 논의해 정확한 급식단가 산출과 지원 재정부담 산정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