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자산시장' 붕괴 경고음…"일부 자산 가치 역사적으로 높아"

2021-05-07 08:00
  • 글자크기 설정

연준, 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자산시장 거품 붕괴 경고

아케고스도 언급…"헤지펀드·비은행 금융기관 잠재적 위협"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가격 하락에 대한 경고음을 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금융안정 반기 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나타난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미국 금융체계가 대체로 안정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자산 가격 상승이 금융체계에 점점 더 위협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며 미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의 모습. [사진=신화·연합뉴스]


보고서는 “높은 자산 가격은 일정 부분 낮은 국채수익률을 반영한다. 하지만 일부 자산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역사적 기준과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위험 감수 성향이 떨어지면 자산 가격은 상당한 하락의 충격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CNBC는 “최근 투자자들은 주식, 회사채, 암호화폐에 대한 매입을 늘렸다. 또 이들은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으로 불리는 이른바 ‘백지수표’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고, 이는 주식시장의 전통적인 기업공개(IPO)도 활발하게 했다”고 부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으로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주식시장으로 쏠리면서 증시는 급등했다. 또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움직임이 없었던 암호화폐 시장도 크게 움직였다.

연준은 최근에 급격하게 나타난 자산시장 상승세가 하락세로 급반전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례적인 강세장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위험 감수 성향 증가와 관련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 체계가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완충장치로 은행이 경기 확장 기간 그들의 자금수요(capital requirements)를 늘렸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헤지펀드(Hedge Fund·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민간투자신탁)와 기타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위험을 금융체계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CNBC는 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전 세계 투자은행의 휘청거리게 만든 아케고스캐피털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도 거론했다.

연준은 아케고스의 마진콜 사태에 대해 “폭넓은 시장 유출이 제한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사건은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광범위한 금융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적 고통의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AP통신]


보고서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다시 악화해 미국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경우 차입 비중이 높은 보험회사와 헤지펀드의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머니마켓펀드(MMF) 인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약해진 상업용 부동산도 여전히 잠재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했다.

연준은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에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유럽이 코로나19 억제에 실패하고, 경제적 충격 최소화를 위한 충분한 자원을 지원하지 못하면 일부 유럽 금융기관들이 상당한 손실을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이것이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1조7000억 달러(약 1910조8000억원)의 학자금 대출도 경제에 ‘제한적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상위 40%의 소득자가 대부분의 교육부채를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연준은 미국의 가계, 기업의 재무상태는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주택담보대출(가계 모기지) 채무불이행 수준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낮아졌다. 기업의 부채 수준은 대체로 높은 편이나 실적이 양호하고, 저금리와 정부의 재정지원이 이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24개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금리급등,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급등, 미·중 간 갈등 고조 등이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혔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