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이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 2월 26일 시민들이 접종센터에서 줄지어 서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중국은 지난해부터 생산한 백신을 적극적으로 해외에 수출했으며, 해외에 거주하는 수천만명의 재외동포 역시 정부가 공급한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게 했다”며 “그러나 중국이 국내외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춘먀오(春苗·춘묘)행동’이라고 불리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해외 동포들이 자국산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며, 일부 국가에 중국산 백신 접종센터를 설립한다는 캠페인이다. 코로나19 백신으로 국제 사회 영향력을 넓히려는 백신 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됐다. 이 계획을 통해 지난달 초 기준 라오스와 중동 레바논,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등 국가에 거주하는 약 20만명의 중국인이 백신을 맞았다.
게다가 중국은 재외 국민의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에 대한 접종도 시작했다. 현재 베이징과 톈진, 저장, 장쑤, 광둥 등 지역에서 외국인 백신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두 달 안에 3억명이 백신을 접종 해야 하는데, 생산능력이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옌중황 미국 외교협회 국제보건 선임연구원은 “국내외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중국의 백신 생상능력이 부족해, 향후 두달 안에 백신 외교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대표 백신 제조업체인 시노백의 인웨이둥(尹衛東) 회장은 “중국은 백신이 부족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니콜라스 토마스 홍콩시티대 아시아·국제학과 부교수도 "중국이 백신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 한 국내 접종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해외 공급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지난달 화이자 백신의 중국 내 출시를 검토하고 나섰다. 7월 초 허가를 목표하고 있는데, 승인이 이뤄질 경우 중국에 처음 도입되는 외산 백신이 될 전망이다.